TV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사관 아내, 구더기 사망 사건 폭행 정황

정지연 기자
2025-12-14 00:45:02
기사 이미지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사관 아내, 구더기 사망 사건 폭행 정황…갈비뼈 골절,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온몸이 괴사하고 구더기가 들끓는 상태로 발견되어 사망한 37세 유선아(가명) 씨 사건을 다뤘다.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신체 곳곳이 괴사하여 구더기로 뒤덮인 채 발견된 아내와, 한집에 살면서도 이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는 부사관 남편 정 씨(가명)의 진실 공방을 집중 조명했다.

기사 이미지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사관 아내, 구더기 사망 사건

지난 11월 17일 오전 8시 18분경, 119 상황실로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아내가 의식이 없다는 남편의 전화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에 당황했다. 냄새의 진원지인 안방 문을 열자, 1인용 소파에 힘없이 앉아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37세 여성 유선아(가명) 씨가 발견됐다.

발견 당시 유선아 씨의 상태는 참혹했다. 배와 등, 엉덩이뿐만 아니라 팔다리 등 신체 전반에 걸쳐 심각한 괴사가 진행 중이었고, 썩어 들어가는 살점 사이로는 구더기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유선아 씨가 앉아 있던 소파와 이불은 오랫동안 치우지 않은 대변으로 뒤범벅되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유선아 씨는 의료진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가족들은 유선아 씨의 처참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남편 정 씨 또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내의 사진을 보고 마치 처음 보는 장면인 양 자리에 주저앉으며 오열했다.

기사 이미지
'그것이 알고 싶다'

정 씨는 수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아내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집안을 가득 채운 악취와 대변으로 범벅이 된 안방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아한 점은 집 안에서 유일하게 깨끗했던 곳이 안방 화장실이었다는 사실이다. 정 씨는 아내가 발견되기 전날 안방 화장실을 청소했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안방 문을 닫고 화장실만 청소했기 때문에 방 안에 있는 아내의 상태는 보지 못했다"라는 상식 밖의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 씨의 진술에는 치명적인 모순이 존재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119 구급대원에게는 "3개월 전부터 아내 몸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정 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정 씨는 신고 직전 아내가 자신이 끓여준 수프를 먹다가 흘렸고, 이를 닦아주기 위해 이불을 걷어내면서 비로소 아내의 심각한 상태를 목격하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

부패한 냄새를 맡지 못했다는 주장 또한 의심을 샀다. 정 씨는 "평소 아내가 머리가 아플 정도로 섬유 탈취제와 디퓨저를 과하게 사용해서 악취를 맡지 못했다"라고 변명했다. 반면 유선아 씨의 지인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언니는 강아지를 끔찍이 아꼈기 때문에 강아지에게 해가 될까 봐 향기가 나는 제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정 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기사 이미지
'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정 씨의 행적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아내 유선아 씨가 사망하기 불과 20일 전인 지난 10월, 정 씨가 장염에 걸린 반려견들을 데리고 동물 병원을 방문했던 것이다. 정 씨는 이틀에 걸쳐 병원을 오가며 강아지들을 치료했다. 말 못 하는 짐승의 병에는 그토록 지극정성으로 반응했던 정 씨가, 정작 구더기가 들끓으며 죽어가던 아내는 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는지 의문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주변 이웃들은 두 사람을 사이좋은 부부로 기억하고 있었으나, 집 안 내부는 외부와 철저히 단절되어 있었다. 유선아 씨는 사망 전 지인들에게 남편의 통제로 인해 연락이 어렵다는 식의 메시지를 보낸 정황도 포착됐다. 정 씨는 유선아 씨의 경제권을 쥐고 있었으며, 유선아 씨가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게 만든 정황들이 드러나며 단순한 방임을 넘어선 정서적 학대와 감금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기사 이미지
'그것이 알고 싶다'

유선아 씨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의료 전문가의 소견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응급의학 전문의는 "열흘 전에만 병원에 와서 조치를 받았더라도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패혈증 초기 단계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건강한 젊은 사람이기에 충분히 소생할 희망이 있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문가는 유선아 씨의 몸에 남은 상처들이 단순한 욕창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전문의는 "엉덩이 부위의 부패는 욕창이 맞지만, 어깨와 배, 다리 등에서 발견된 괴사는 성격이 다르다. 오른쪽 어깨의 괴사는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상처로 보이며, 날카로운 물체에 의한 자상으로 추정된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흉부 CT 촬영 결과 1번부터 6번까지 갈비뼈가 부러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갈비뼈 1번과 2번은 쇄골과 근육으로 보호받고 있어 심폐소생술을 강하게 해도 웬만해서는 부러지지 않는 부위다. 이 부위가 골절되었다는 것은 강력한 외력이 작용했다는 증거이며, 폭행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유선아 씨는 남편이 주장하는 것처럼 혼자 지내다 병을 키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지속적인 폭력과 방치 속에 서서히 죽음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법의학자들 역시 한 자세로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해 생긴 욕창과 외력에 의한 골절이 혼재된 상태는 일반적인 병사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남편 정 씨가 아내의 죽음을 방조한 것을 넘어,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토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기사 이미지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온몸이 괴사하고 구더기가 들끓는 상태로 발견되어 사망한 37세 유선아(가명) 씨 사건을 다뤘다. 부사관 남편 정 씨는 아내의 상태를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수사 결과 아내 사망 20일 전 아픈 반려견은 정성스레 병원에 데려갔던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정 씨는 신고 당시 "3개월 전부터 구더기가 나왔다"라고 말했으나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 의료진 분석 결과 선아 씨의 몸에서는 욕창뿐만 아니라 흉기 등에 의한 자상 흔적과 갈비뼈 6개가 골절된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의는 갈비뼈 1, 2번 골절은 심폐소생술로도 발생하기 힘든 외력에 의한 것이라며 단순 방임을 넘어선 폭행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