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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4070억 규모 삼성물산 지분 이재용에 넘긴다

박지혜 기자
2025-12-03 07:51:23
홍라희, 이재용에 삼성물산 주식 전량 증여…지분율 20.99%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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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4070억원 규모 삼성물산 지분 이재용에게 넘긴다 (사진=공동취재)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증여한다.

삼성물산은 2일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80만8577주(지분율 1.06%) 전량을 이재용 회장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 계약 체결일은 지난달 28일이며, 실제 증여일은 내년 1월 2일이다.

이번 증여로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은 보통주 기준 19.93%에서 20.99%로 상승하며, 홍 명예관장의 지분은 0%가 된다. 증여 계약 체결일 종가(22만5000원) 기준으로 주식 가치는 약 4070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이번 증여가 삼성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한다. 이미 이재용 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상황에서 1%대 지분 증가가 경영권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홍 명예관장이 증여한 삼성물산 주식은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후 2021년 4월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받은 지분이다. 현행 세법상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 20%가 적용돼, 이재용 회장이 부담할 증여세는 2000억원 이상(약 60%)이 될 전망이다.

홍 명예관장은 삼성물산 외에 삼성전자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주식 1000만주 매각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보유 주식은 9797만8700주(1.66%)에서 8797만8700주(1.49%)로 감소했다. 이로써 홍 명예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처음으로 이재용 회장보다 낮아졌다.

총 25조원 규모였던 이건희 선대회장의 주식재산 중 홍 명예관장은 약 7조원 규모를 상속받았다. 이재용 회장은 약 6조4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5조8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5조2400억원 규모를 각각 상속받았다.

삼성 일가는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2021년부터 5년간 6회 연부연납으로 납부 중이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일부 주식을 매각한 반면,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 등 핵심 그룹사 지분은 매각하지 않고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왔다. 마지막 상속세 납부는 내년 4월 예정이다.

한편, 증여 계약이 체결된 지난달 28일은 이재용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해군 소위로 임관한 날이다. 임관식에는 홍라희 명예관장, 이재용 회장, 이서현 사장이 참석해 이지호 씨의 소위 임관을 축하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