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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지분을 더하다”… 사티스팩토리 이승환 대표, 예술의 산업화를 말하다

이다미 기자
2025-11-12 14: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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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지분을 더하다”… 사티스팩토리 이승환 대표, 예술의 산업화를 말하다 


“미술은 여전히 ‘시장’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산업’으로 바꾸고 싶다”

예술을 자본과 기술로 확장하며 새로운 미술 산업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사티스팩토리(SATISFACTORY)의 이승환 대표가 원하는 비전이다. 그가 주도하는 ‘지분화된 예술’ 모델은 창작을 하나의 투자 구조로 바꾸는 혁신적 시도로,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에서 비즈니스로… 미술 산업에 새 바람

이승환 대표는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뒤 가나아트, 서울옥션, 프린트베이커리 등 미술 전문 기업에서 활동했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았던 일에 늘 관심이 있었다”며 “대기업조차 홈페이지가 드물던 시절, 가나아트닷컴을 만들고 ‘넷아트’, ‘사이버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서울옥션에서는 IPO TF팀장으로 기업 상장 업무를 총괄했고, 프린트베이커리 시절에는 ‘디지털 에디션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후 분사돼 현재의 PBG로 발전했으며, 이승환 대표는 상무로서 NFT, 메타버스, STO(토큰증권) 등 미술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주도했다.

‘작가를 창조하는 회사’… 사티스팩토리의 사업 모델

2024년 설립된 사티스팩토리는 두 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첫째는 ‘작가 창조(Artist Creation)’, 둘째는 ‘창작 협력(Creative Collaboration)’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콜렉티브처럼 기획자, 개발자, 실행자가 협업해 새로운 작가를 만든다”며 “이렇게 탄생한 작가가 아이작 오즈(Isaac OZ)와 피터 오즈(Peter OZ)”라고 설명했다. 사티스팩토리는 이들의 지식재산권과 저작권을 지분화해 참여자들과 공동 소유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또 다른 축인 ‘창작 협력’은 창작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들에게 객관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저작권을 지분화하여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승환 대표는 “사티스팩토리의 공통분모는 ‘지분’”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른 예술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K-팝처럼, 미술도 산업이 되어야 한다

사티스팩토리는 프린트베이커리 신사업본부에서 스핀오프된 기업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미술은 아직 시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K-팝이 음반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한 것처럼, 미술도 자본이 유입돼야 규모 있는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작품 중심의 투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작가 중심의 STO(토큰증권) 구조가 더 큰 확장성을 가질 것”이라며 “사티스팩토리는 이 지점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은 ‘사람’과 ‘네트워크’

이 대표는 사티스팩토리의 핵심 경쟁력을 ‘사람’과 ‘네트워크’로 꼽았다. “미술은 보수적이고 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인적 자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또한 오랜 업계 경험에서 비롯된 풍부한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우리 구성원들은 길게는 30년, 짧게는 5년 이상 미술계에 몸담은 전문가들이다. 이동기, 윤병락, 하태임 등 여러 작가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남들이 하지 않은 길을 간다

이승환 대표는 사티스팩토리가 지향하는 비전을 ‘차별성과 다양성의 확장’으로 요약했다. “미술은 모두 같은 방향을 본다면 더 이상 미술이 아니다. 뱅크시나 미스치프처럼,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용기야말로 미술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는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뿐 아니라 개념 예술, 디지털 아트, 메타버스 기반 작업까지 포용하며 ‘다양성의 산업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대표는 “2026년에는 기존 작가들과의 저작권 협업을 확대하고, 2027년까지는 ‘지분 기반 창작’이 컬렉터들에게 인정받는 새로운 미술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예술의 산업화, 그 시작점에 서 있다

이승환 대표는 “문화예술 인식 변화의 변곡점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며 “한 번 인식이 바뀌면 둑이 무너지듯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티스팩토리는 예술가와 기업, 자본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미술 산업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사티스팩토리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와이앤아처가 운영하는 ‘2025 예술분야 창업지원 프로그램–초기창업2’에 선정되어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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