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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 ‘모범감옥’, 서대문형무소의 짐승들

이현승 기자
2025-08-14 09: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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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 ‘모범감옥’, 서대문형무소의 짐승들(제공: MBC)


MBC 광복 80주년 특집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 1부가 오는 16일 방송된다. 

뮤지컬과 다큐멘터리의 파격적 융합으로 풀어낸 ‘모범감옥’은 일제강점기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투옥되었던 서대문형무소의 역사적 의미와 이곳에 갇혀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범감옥’ 1부에서는 옥중 기록과 문헌을 바탕으로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의 참혹한 생활상을 ‘옥중일기’, ‘형무소의 짐승들’, ‘복종하라’,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 ,’깃발이 되리라’ 등 5편의 뮤지컬을 통해 재현한다.

뮤지컬 ‘옥중일기’에서는 일제의 무자비한 조선인 검거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인들로 인해 벌어지는 서대문형무소의 참혹한 생활상을 담고 있다. 성인 10명이 겨우 다닥다닥 서 있을만한 비좁은 크기의 방에 수인 20~30명이 함께 기거하며 고군분투해야만 했던 참혹한 현실 속 백범 김구(하도권 분) 선생과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이야기를 그렸다. 또 극심한 굶주림에 괴로워하던 일부 수감자들이 작업장에서 몰래 훔쳐 온 아교나 동복 속의 솜, 짚 등을 뜯어 먹는 비참한 생활상도 함께 공개된다.

뮤지컬 ‘형무소의 짐승들’에서는 일제가 정한 일과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여야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처절한 일상을 다룬다. 이른 새벽 기상과 반복되는 고된 노동 등 희망과 기대마저 사라져 버린 형무소 생활을 그려냈다. 특히 수인들이 가장 수치스러워했던 노역 전 검신 과정 등이 군무와 노래로 소개된다. 

노역 전 모든 옷을 벗고 복도에 설치된 무릎 높이의 나무 막대기를 ‘펄쩍’ 뛰어넘으며 동시에 입을 ‘하-’하고 벌리며 소리 내야 했다는 시인 김광섭의 실제 옥중 기록을 바탕으로 재현된다.

뮤지컬 ‘복종하라’에서는 일본이 당시 조선인들에게 가한 72가지의 고문 방식이 공개된다. 이는 독립운동가들의 회고록에 기록된 실제 고문 방식으로, 얇은 대나무 막대기로 손톱 밑을 찌르는 고문부터 사지를 한 번에 뒤로 동여 묶고 천장에 매다는 고문, 사람을 거꾸로 매달아 코에 뜨거운 물을 붓는 고문 등 상상을 초월한 잔혹한 고문 방식을 그려냈다.

이밖에도 오프닝 곡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에서는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된 독립운동가들이 차디찬 감옥 문턱을 처음 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공포와 무자비한 현실 속에서 그들이 마주한 낯선 참혹한 감옥 풍경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보는 이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뮤지컬 ‘깃발이 되리라’는 강우규 의사(서범석 분)와 유관순(송영미 분) 열사의 듀엣곡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사형대에서 마지막 시를 남긴 강우규 의사, 옥중에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친 유관순 열사와 여옥사 8호실의 독립운동가들. 비록 옥중 만세 함성은 간수들의 제재에 막혀 20분간의 짧은 외침에 그쳤으나, 가둘 수 없었던 불굴의 정신과 독립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MBC 광복 80주년 특집 뮤지컬 다큐멘터리 ‘모범감옥’ 1부는 오는 16일 토요일 밤 8시 40분 방송되며, 2부는 오는 23일 방송된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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