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황리에 방영된 tvN 토일드라마 '서초동'이 지난 10일, 법무법인 형민을 떠나 각자의 새로운 인생 2막을 여는 어쏘 변호사 5인방의 모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퇴사와 이직,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통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최종화는 안정 대신 각자의 신념을 택한 인물들의 용기 있는 선택과 변치 않는 우정을 조명했다.

법무법인 형민의 9년 차 베테랑 변호사 안주형(이종석 분)은 오랜 고뇌 끝에 개업을 결심했다. 안주형은 대표 변호사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10년간 함께하며 익숙해진 방식이 이제는 불편해졌다고 고백했다. 대표에게 "제 방식대로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독립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안주형의 단호함에 대표는 더 이상 설득하지 않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서의 안정된 삶을 추구했던 안주형의 변화는 드라마의 핵심적인 성장 서사였다.

안주형의 결심과 함께 다른 동료 변호사들도 각자의 길을 찾아 나섰다. 조창원(강유석 분)은 불의와 타협하며 변호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고 경력 검사직에 지원하기로 했다. 학문적 성취를 꿈꾸던 하산기(임성재 분)는 박사 과정에 지원하며 학자의 길을 선택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위해 더 나은 복지와 적은 야근이 보장되는 사내 변호사로의 이직을 준비하는 배문정(류혜영 분)의 모습도 그려졌다. 법무법인 형민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5인방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법무법인 형민을 떠난 5인방은 각자의 자리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검사가 된 조창원, 박사 과정을 밟는 하산기, 이직에 성공한 배문정, 그리고 개업 변호사로 첫발을 뗀 안주형과 강희지(문가영 분)는 오랜만에 함께 식사하기 위해 다시 모였다. 수원에서 오고, 아이를 보다가 나오는 등 서로 다른 생활 반경 때문에 모이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너희는 도대체 시간 개념이 없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했다.

누군가 "다음에는 중간에서 보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그냥 서초동으로 와, 여기가 편하잖아"라는 말로 귀결되었다. 치열한 경쟁과 갈등의 공간이었던 서초동은 이제 인물들에게 가장 편안하고 소중한 추억이 깃든 장소가 된 것이다. 콩나물국밥과 보쌈을 앞에 두고 지난날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비록 몸은 흩어졌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함께하는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주었다. 인물들이 서초동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대화는 지난 시간의 밀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서초동'은 단순한 법정 드라마를 넘어 직장인의 희로애락과 성장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호평받았다. 특히 '나는 지금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만들었다. 회사를 떠나는 동료를 보며 자신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불합리한 업무 지시에 불편함을 느끼며, 결국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안주형의 모습은 이 시대 직장인들의 자화상과 같았다.
안주형은 한 사건에서 보험 계약이 밤늦게 집중적으로 등록된 내역을 찾아내 의뢰인의 가혹 행위 피해를 증명하는 결정적 단서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인간적인 고뇌가 공존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는 배우 이종석의 섬세한 연기를 통해 완성되었다. 배우들은 종영 소감을 통해 "오늘도 버텨낸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며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서초동’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네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장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