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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신스틸러” 배우 송영규, 오늘 마지막 길… 눈물의 배웅

향년 56세 송영규, 6일 오전 8시 발인… 함백산 추모공원 영면
류승수·이재용·정태우 등 연예계 동료들 "믿음 주던 좋은 배우였다"
박지혜 기자
2025-08-06 00: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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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신스틸러” 배우 송영규, 오늘 마지막 길… 동료들 눈물의 배웅 (사진: 매니지먼트 구)

연예계가 또 하나의 소중한 별을 잃었다. 배우 송영규(56)가 6일 오전 8시, 용인 다보스병원장례식장에서 마지막 길에 오른다. 함백산 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 예정인 그를 향한 동료들의 마지막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송영규. 30년 연기 인생을 마감한 그의 갑작스러운 부고는 연예계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1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부인 고민정 씨와 두 딸 서이, 서우 양이 상주로서 마지막 인사를 받고 있다.

송영규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연예계 동료들의 애도가 물결을 이루고 있다. 2012년 SBS 드라마 '추적자'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 류승수는 SNS를 통해 "형 그동안 고생 많았어, 이제 편히 쉬어"라며 애틋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어떻게 못된 연기를 이렇게 잘하지?' 했다"며 "우리는 만나면 경쟁하듯이 연기를 했었는데, 정말 케미가 좋았다"고 생전의 송영규를 그리워했다.

배우 이재용은 더욱 긴 글을 통해 고인을 기렸다. "배우가 함께 공연하는 상대에게 믿음을 준다는 것은 그 경지에 이르도록 그가 얼마나 험난한 여정을 지나왔을지를 가늠케 한다"며 "그런 믿음을 주던 좋은 배우였다. 밝은 미래가 보였기에 많이 아꼈던 후배였다"고 평했다. 이어 "가장으로서 그의 어깨에 놓였을 삶의 무게를 짐작한다"며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예대 동문인 배우 이종혁은 "허망하오. 세상이 그리 싫었소?"라는 물음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고, 정태우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참 많이 하셨던 영규형"이라며 생전 고인의 따뜻한 성품을 회상했다.

1970년생인 송영규는 1994년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로 연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시립뮤지컬단 출신답게 뮤지컬 '레 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 굵직한 작품들을 통해 실력을 쌓아갔다.

그의 이름을 전국민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2019년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이었다. 강력반 최형사 역으로 류승룡, 이하늬와 절묘한 호흡을 보여준 그는 1600만 관객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최반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 연기는 이제 그를 기억하는 소중한 유산이 되었다.

드라마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특별했다. '응답하라 1988', '미생', '스토브리그'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매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작인 넷플릭스 '수리남'과 '카지노'에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송영규의 마지막 행로는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부부가 운영하던 카페 사업의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두 딸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11년간 살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반지하 빌라로 이사하는 등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감내해야 했다. 2020년 tvN '신박한 정리'에 출연해 이런 현실을 공개하기도 했던 그는, 큰 딸의 미국 유학과 둘째 딸의 예고 진학을 위해 묵묵히 버텨냈다.

최근에는 부인과 별거 상태로 홀로 오피스텔에서 지내며 더욱 고독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6월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사회적 질타와 출연작 하차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그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현재 방영 중인 ENA '아이쇼핑'과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가 그의 유작이 되었다. 두 작품 제작진 모두 "고인의 연기를 존중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편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는 이미 하차한 상태였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 연기들은 그를 기억하는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빈소에는 손석구, 염정아, 조정석, 남궁민 등 수많은 동료 배우들이 근조화환을 보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 속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송영규는 30년간 한국 연예계에서 '믿을 수 있는 조연'의 대명사였다. 주연을 빛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작품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신스틸러였다. 그의 연기에는 기교보다는 진정성이, 화려함보다는 묵직함이 있었다. 관객들이 그를 기억하는 이유도 바로 그 진심 어린 연기 때문이었다.

56년의 생을 마감한 송영규. 그가 남긴 작품들과 동료들의 기억 속에서 그는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 가장으로서,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했던 그의 마지막 길이 평안하기를 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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