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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ACF, 최다 출품 기록 경신... 14편 선정

이현승 기자
2025-06-23 09: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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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ACF, 최다 출품 기록 경신... 14편 선정(제공: BIFF)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의 아시아영화펀드(Asian Cinema Fund, 이하 ACF)가 2025년 공식 선정작 14편을 공개했다.

ACF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영화제작 지원사업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의 재능 있는 감독들을 발굴해 시나리오 개발부터 후반작업, 다큐멘터리 제작까지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ACF를 통해 완성된 작품들은 매년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아시아 독립영화의 성장과 국제 진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ACF 지원작 공모에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850편이 접수되며 역대 최다 출품 기록을 경신했다. 수많은 출품작 가운데 작품의 잠재력과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심사한 결과, 장편독립극영화 인큐베이팅펀드 3편, 장편독립극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 4편 그리고 장편독립다큐멘터리 AND펀드 7편까지 총 14편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선정작은 다채로운 시선과 예리한 문제의식을 담아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먼저 아시아 지역의 기획·개발 단계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장편독립극영화 인큐베이팅펀드에는 총 478편이 출품되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다양한 시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대에 저항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두드러진 가운데, 시나리오의 독창성과 완성도를 중심으로 신중하게 작품을 선정했다.

전쟁으로 인한 폭력과 상흔이 지배하는 삶을 벗어나기 위한 한 여성의 맹렬한 움직임을 예리하게 포착한 ‘검은 별의 천사’, 1980년대 마닐라영화센터 공사장 붕괴 참사를 담아내며 사건을 단순한 숫자로 환원하는 것을 거부하고 각 인물들의 삶의 무게를 복원하고자 하는 ‘하늘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와 두 모녀가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이후에 서로를 의지하며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탐색하는 ‘새로운 삶’까지 총 3편이 선정되어, 시나리오 개발비 1천만 원과 함께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의 공식 프로젝트로 초청되어 비즈니스 미팅의 기회를 얻는다.

총 75편이 출품된 장편독립극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에는 영화적 감각이 돋보이는 한국 프로젝트 2편과, 다양한 문제의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아시아 프로젝트 2편이 선정됐다. 이들 4편은 후반작업을 거쳐 완성되어 올해 9월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한국 프로젝트에는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의 다양한 시선과 목소리를 그린 정승오 감독의 ‘철들 무렵’과 낯선 공간과 비일상적인 사건이 맞닿아 이어지면서도 긴장감과 유머가 돋보이는 임정환 감독의 ‘관찰자의 일지’가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프로젝트에는 남아시아와 중화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인도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서로 다른 커플의 이야기로 신선하게 풀어낸 ‘어느 겨울 밤’과 중국 소수민족의 디아스포라에 관한 문제 의식을 한 남자의 여행으로 보여주는 ‘우리의 손을 잡아주는, 강’이 최종 지원작에 포함되었다.

장편독립다큐멘터리를 지원하는 AND펀드에는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는 7편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한국 프로젝트에 선정된 4편의 작품은 새로운 목소리를 지닌 감독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사회와 공간, 기억을 탐색하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엑스포와 산업단지, 관광의 도시 여수를 조망하는 조한나 감독의 ‘우리 단지’, 사라진 어머니에 대한 감춰진 진실을 쫓는 임정혜 감독의 ‘바다, 별, 여자’, 철거된 서울 달동네를 돌아가, 과거의 트라우마와 마주하며 도시 공간과 기억, 몸의 감각을 내밀하게 풀어낸 양다연 감독의 ‘싹난 감자도 볕을 받으면 씨감자가 된다’, 그리고 원로 건축가 조성룡의 철학을 따라 빠르게 변화해 온 도시 서울에서 공간의 기억과 시간성을 성찰한 권순현 감독의 ‘콘크리트의 나이테’가 그 주인공이다. 

아시아 프로젝트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다양한 영화적 형식으로 포착하며, 다큐멘터리적 실천의 경계를 확장해 나가는 작품들이 돋보였다. 

세대를 거쳐 전이되는 폭력의 트라우마를 성찰하는 니어리 아델라인 헤이 감독의 ‘캄푸치아’와 고통 속에서도 존엄성을 지키려는 생존자의 삶을 통해 과거를 현재화하는 아르민 셉티엑산 감독의 ‘오마’ 등이 AND펀드의 지원과 함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 초청되어 AND 토크&셰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대적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관통하는 ACF 2025 지원작 14편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수)부터 9월 26일(금)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제20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오는 9월 20일(토)부터 9월 23일(화)까지 4일간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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