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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셰’ 트렌드 뜬다… 美 남성복 패스트패션 시장 노리는 K-디자이너

정혜진 기자
2025-06-19 13: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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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봄·여름 시즌, 글로벌 남성복 시장에서 크로셰(Crochet) 스타일이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기존에는 여성복에서 주로 활용되던 크로셰가 올해부터 남성복 컬렉션으로 본격 확장되며, 수작업의 미학과 텍스처 중심의 스타일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미국 뉴욕을 거점으로 활약 중인 한리글로벌(Hahnlee Global LLC)은 Fashion Nova, Forever 21 등 북미 대형 브랜드와 협업하며, 디자인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전문 기업이다. 빠른 납기와 구조화된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제조를 넘어 트렌드 기획과 디자인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패스트패션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Fashion Nova의 ‘Nova Men 2025 S/S Crochet Collection’을 통해 미화 145,000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13,000장의 주문을 받아 생산 중이며, 이는 한리글로벌이 Fashion Nova와 진행한 첫 대규모 크로셰 프로젝트다.

같은 시즌의 ‘Nova Men 2025 S/S Jacquard Collection’에서는 ‘Fallon Jacquard Series’가 주력 제품으로 채택되어 약 5,500장이 생산됐으며, 아동용 추가주문까지 포함해 총 2,100장이 추가 발주되었다.  또 다른 컬렉션인 ’Nova Men 2025 Festival Mesh Collection’ 에서는 8900장이 제작됐다.

해당 프로젝트들의 디자인을 맡은 정지원(Ji Won Jung) 디자이너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감각과 실용적인 상품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벤더 조직 내에서도 독립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정 디자이너는 “런웨이에서 포착한 트렌드를 한국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빠르게 해석하고, 실제 소비자의 감성에 맞게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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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원 디자이너는 실무형 디자이너로서의 역량 뿐 아니라, 미학적 세계관과 예술성도 인정받은 바 있다. 파슨스를 졸업한 그녀는, 한국의 전통복과 문학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개인 컬렉션 ‘피 다(Pi Da)’로 2024년 국제디자인어워드(IDA) 전통복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피 다’는 ‘피어나다’라는 의미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파도’에서 착안해 성장, 정체성, 인연이라는 개념을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으로, 해당 컬렉션은 보그(Vogue), 하입비스트(Hypebeast), 패셔니스타(Fashionista) 등 글로벌 패션 매체에서도 조명된 바 있다.

정 디자이너는 2025년, 2026년에 예정된 ‘CKS 프로젝트(Crochet, Knits, Sweaters)’라는 대규모 기획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한리글로벌이 크로셰, 니트, 스웨터 부문에서 Fashion Nova와의 협업을 확장하기 위해 수년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또한 정 디자이너는 ‘Nova Men 2025 BTS(Back to School) Collection’과 ‘Nova Men 2025 F/W Sweater Collection’의 디자인 역시 기획하고 있다.

정지원 디자이너는 “전통적 미학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를 동시에 담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디자이너만이 구현할 수 있는 속도와 감각을 글로벌 패션 시장에 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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