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 출연한 ‘조교 부부’의 갈등상이 충격을 안겼다. 세 자녀를 둔 이 부부는 남편의 지나친 통제와 알코올 중독, 그리고 아내의 심각한 우울감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일상적인 잔소리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애들을 똑바로 안 보냐는 잔소리도 항상 많다. 셋째를 낳고 잠을 잘 못잔 상태에서 새벽 수유를 하고 있는데 ‘왜 자고 있냐고. 이렇게 자면 평생 혼자 할 수 있겠냐’하더라”며 서러웠던 경험을 밝혔다.
특히 남편은 5년 이상 냉장고 검사를 지속하고 있다. 아내는 “유통기한 지난 게 눈에 띄면 남편이 다 갈아엎는다”며 “시어머니 같다. 지적당하고 이러면 부담감이 느껴진다”고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남편은 과거 아픈 아이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죽을 먹일 뻔한 일을 계기로 아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 게 너무 스트레스다. 모르고 먹였든 알고 먹였든 아픈 애한테 먹이는 음식을 확인 안 했든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냉장고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식 중에도 남편의 통제는 계속됐다. 단골 감자탕집에서 남편은 메뉴 주문부터 아이들 밥 먹이는 일까지 하나하나 지시했고, 아내는 남편의 술까지 알아서 주문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남편의 알코올 중독이었다. 남편은 주말 아침부터 술병을 집어들었고, 아내는 “보통 밥 먹으면서 술을 먹는 게 일상이다. 1년을 매일 빠짐없이 먹는다. 주말에는 더 마신다”고 설명했다. 집에는 궤짝으로 술이 보관되어 있었고, 남편은 술을 따르며 손을 떨기까지 했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질문에는 “이게 줄인 것이다. 도수를 높이고 양을 줄였다. 술을 많이 먹긴 하지만 중독까진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부인했다.
아내가 남편의 음주를 걱정하며 건강을 염려하자, 남편은 “죽는 게 희망이다. 내 입장에서는 잘 된 것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아내는 “혼자 키울 자신이 없다. 의지할 사람은 남편밖에 없다. 오래 살려면 술을 끊었으면 좋겠다”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지속되는 남편의 폭언에 아내는 올해 1월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남편의 말에 상처받을 때마다 기록했다는 일기장 내용이 공개되자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아내는 “애 낳고 나서는 감정 조절이 전혀 안 된다”며 “죽음을 좀 자주 생각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첫째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어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부부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아내는 종일 아이에게 끌려다니며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의 우울증에 대해서도 “멘탈이 강해지면 나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답해 전문의학 지식 부족을 드러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의 우울감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우울의 가장 큰 원인이 남편의 술이라고 진단했다. “남편은 낙관적인 면도 있지만 깊은 좌절과 걱정을 누르고 있다. 술과 거친 말로”라며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게 “막말, 무시 금지”와 “술 금지”라는 두 가지 금지령을 내렸다. “술에 쏟았던 에너지를 아내, 아이들에게 쏟아라”라고 당부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서는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증상 완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은 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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