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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달인' 숙성 회·노포·에그타르트 달인

정지연 기자
2025-06-09 21: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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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숙성 회·노포·에그타르트 달인 SBS 

6월 9일 방송되는 SBS ‘생활의 달인’에서는 정성과 기술로 빚어진 특별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유동인구 적은 외진 곳에서 웨이팅 줄이 끊이지 않는 숙성 회 달인의 비법, 50년 가까이 우산을 만들고 고치며 살아온 양산 수리 달인의 고집과 손길, 전국의 노포 300곳을 찾아다닌 셰프 출신 노포 덕후의 따뜻한 미식 여정, 하루 수천 번 반죽을 꼬집으며 바삭한 풍미를 살린 에그타르트 달인의 노력, 그리고 쟁반 하나 없이 온몸으로 병과 그릇을 정리하는 정리 달인의 기술까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솜씨와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은둔식달 – 최고의 숙성 회

서울 강동구의 한 골목, 지하철역에서도 꽤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한 횟집 한 곳이 있다. 외관도 소박하고 번화가와도 거리가 멀지만, 이곳은 늘 긴 웨이팅 줄이 생기며 사람들로 붐빈다. 이 집의 메뉴는 단 두 가지, 숙성 회와 매운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사람이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바로 ‘숙성’ 기술에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달인은 국내 특허까지 받은 숙성 기법을 통해 대광어의 수분을 완벽히 제거하고, 12시간이라는 시간을 들여 자연스러운 산미와 단맛을 끌어낸다. 비린내 없이 감칠맛이 가득한 숙성 회는 입 안에서 녹는 듯한 식감을 자랑한다. 함께 나오는 매운탕은 라면 사리를 더해 진하고 깊은 맛을 내며, 이 집을 찾는 또 다른 이유가 되어준다. 특허를 얻은 비법과 오랜 내공이 더해진 이 횟집은 단연 은둔 맛집이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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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수리 달인

청량리역 근처에 자리한 양산 수리점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의 주인은 정광실 달인으로, 1970년부터 수제 양산을 만들어온 장인이다. 그는 수십 년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부러지거나 찢어진 양산을 새것처럼 고쳐낸다. 천이 찢어지거나, 뼈대가 부러지거나, 녹이 슬어 접히지 않던 양산도 그의 손길을 거치면 다시 쓸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단순히 양산을 고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추억을 되살리러 오는 셈이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손님이 찾아오며, 달인은 여전히 정성으로 고장 난 양산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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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 덕후 달인 – 대구 편

전국의 오래된 식당, 이른바 노포를 300곳 넘게 찾아다닌 노포 덕후 장영수 씨는 15년 경력의 셰프이다. 늘 남을 위해 음식을 만들던 그가 자신을 위한 진짜 한 끼를 찾아 나서며 시작된 노포 탐방.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식당들에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 손님과 주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 공간, 손맛과 정성이 느껴지는 음식들은 그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었다. 이번에는 대구 지역의 노포들을 찾아가,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 속에서 따뜻한 한 끼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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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타르트 달인

원래 기타를 잡았던 류제웅 달인은 지금은 반죽을 만지며 하루 수백 개의 에그타르트를 굽는다. 어려웠던 음악가 시절, 작은 돈으로 사 먹었던 에그타르트는 그에게 큰 위안이 되었고, 언젠가는 이 달콤함을 직접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그는 타르트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생지의 끝부분을 손가락으로 접는 ‘끄트머리 접기’ 기술을 고안했다. 반죽을 꼬집고 접는 반복된 작업 속에서 손끝 감각은 점점 예리해졌고, 예쁜 모양과 바삭한 식감을 동시에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하루 700개까지 만들며, 그의 손끝에서는 따뜻하고 달콤한 에그타르트가 쉼 없이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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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병 · 그릇정리 달인

대전 중구의 한 파티룸. 행사나 모임이 끝난 뒤, 온갖 병과 접시들이 엉켜 있는 테이블을 정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가게의 정리 달인은 손 하나로 그 모든 걸 해낸다. 쟁반이나 수레 없이 맨손으로 병과 접시를 정리해내는 기술은 보는 사람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왼손에는 병을 10개까지 거뜬히 들고, 오른손으로는 접시를 연꽃처럼 포개어 들어 올린다. 무게 중심과 균형을 맞춰 마디마디에 병을 걸치듯 쥐고, 빠르고 안정감 있게 이동한다. 그의 능숙한 손놀림에는 단 하루의 허투루 보낸 날이 없었다는 성실함이 배어 있다. 매일 수백 개의 병을 정리하며, 그 공간을 다시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는 일이야말로 그의 자부심이다.

‘생활의 달인’은 기술과 정성, 그리고 시간이 더해진 달인들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일상의 놀라움을 전한다.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결과물들은 단순한 음식이나 작업이 아닌, 삶의 무게와 이야기가 담긴 결과다. 이 놀라운 현장은 6월 9일 밤 9시, SBS ‘생활의 달인’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