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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도가니 사건 인터뷰 최초 공개

장아름 기자
2025-02-19 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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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도가니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인터뷰 최초 공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지난 13일(목) 방송에서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도가니 사건’의 숨겨진 이야기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처음으로 직접 나서 증언을 전하며,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진실들이 공개됐다. 사건을 마주한 출연진과 시청자들은 분노와 안타까움 속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는 한편, 끝내 정의를 바로 세운 이들의 용기에 감동했다.

‘당신은 모르는 도가니 이야기’…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이날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162회는 ‘당신은 모르는 도가니 이야기’라는 주제로, 2005년 대한민국을 경악하게 했던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하윤경, 뮤지컬 배우 손준호, 배우 변정수가 리스너로 출연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함께 분노하고 눈물을 흘렸다.

방송은 광주의 유일한 청각장애인 특수학교였던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한 실상을 조명하며 시작됐다. 인화학교는 광주 지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우석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로, 이곳에 다니던 한 여학생 ‘선화’가 친구에게 털어놓은 고백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선화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학교의 행정실장이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심지어 그를 포함한 여러 교사들이 이러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선화가 이러한 피해를 입기 시작한 시점이 불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는 사실이었다.

배우 하윤경은 이 이야기를 듣고 “눈물 날 것 같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런 짓을 벌이느냐”라고 탄식하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선화 한 명뿐만 아니라, 피해 사실을 고백한 학생들이 무려 30명이 넘었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는 10명에 달했다. 남자 교사 세 명 중 한 명이 가해자였고, 학생 세 명 중 한 명이 피해자였던 것이다. 피해 학생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돌봐 줄 가족이 없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가해자들은 이처럼 보호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다. 이에 뮤지컬 배우 손준호는 “너무 악질이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인화학교의 끔찍한 실상이 세상에 드러나자, 성폭력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발족되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모든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며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우석재단의 강력한 권력 구조 속에서, 가해자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을 뿐이었다. 당시 법의 심판을 받은 가해자는 학생들이 지목한 10여 명이 아닌, 단 4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집행유예를 받거나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결국 일부 가해자들은 학교로 복귀하기까지 했고,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려 했던 교사들은 오히려 징계를 받아 학교를 떠나야 했다. 사건은 점점 묻혀 갔고, 피해 학생들은 깊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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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SBS

공지영 작가의 결단… 소설 ‘도가니’의 탄생

그러나 이 사건이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소설가 공지영 작가가 대책위를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공지영 작가는 “어느 날 신문을 보는데, 손바닥만 한 기사의 마지막 구절에 ‘집행유예로 범인들이 풀려나가는 순간 법정 안은 청각장애인들이 지르는 알 수 없는 비명으로 가득 찼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라며, 그 순간 마치 그 소리가 실제로 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 사건의 실상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 너무 미안했다”고 고백하며, 기사를 본 다음 날 바로 광주로 내려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소설 ‘도가니’였다.

소설 ‘도가니’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배우 공유가 이를 접하게 되면서 영화화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공지영 작가는 “공유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제안했을 때, 책의 내용을 스크린에 옮겨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을 알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우 공유는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책임감을 느끼며 영화 제작을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주연배우로도 참여했다. 이후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영화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황동혁 감독은 “한 달간 연출 여부를 고민했다”며, “아이들을 지키려는 대책위와 이 사건을 알리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 이야기를 반드시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영향과 정의 실현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는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여론이 들끓었고, 경찰은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가 쉽지 않았지만, 강력 사건 전문 변호사 이명숙 변호사가 나서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도가니’를 관람한 한 인물이 용기를 내 증인으로 나섰다. 그는 사건 발생 당시 고3이었던 인화학교 학생 박영진 씨였다. 그는 온전한 청력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희미하게나마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끔찍한 범죄 현장을 목격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행정실장으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며 협박을 받았고, 그 트라우마로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가해자였던 행정실장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방송을 보던 변정수는 결국 오열했고, 장현성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정의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도가니 사건’은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성폭력범죄 처벌특례법이 개정되었고, 사회복지사업법 또한 개정되었다. 인화학교는 폐쇄되었으며, 우석재단은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번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 SBS는 그날의 진실을 마주하는 생생한 증언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가니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직접 증언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려진 사실 외에도 새로운 진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 사건이 영화 ‘도가니’로 제작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 우리 사회에 미친 변화까지 다각도로 분석하며, 단순한 충격을 넘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로 자리 잡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오늘 ‘꼬꼬무’ 정말 레전드였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 충격적이다”라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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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가 대한민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던 ‘도가니 사건’을 집중 조명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는 사건을 목격했던 유일한 증인이 처음으로 증언에 나서, 그날의 참혹했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한다. 광주의 한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벌어진 끔찍한 성폭력 사건과 이를 은폐하려 했던 학교 측의 조직적인 비리, 그리고 끝까지 정의를 실현하려 했던 사람들의 치열한 싸움이 다시 한번 조명될 예정이다. 또한, 공지영 작가가 이 사건을 소재로 집필한 소설 ‘도가니’의 탄생 과정과 배우 공유, 황동혁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하게 된 배경도 공개된다. 무엇보다 이번 방송에서는 ‘도가니 사건’ 이후 변화된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되짚으며,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장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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