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지수연, 날카롭거나 혹은 따뜻하거나

임재호 기자
2023-08-07 14:31:30
톱은 에핑글러, 팬츠는 딘트 제품.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노력하는 사람에겐 언젠가 그에 합당한 결과가 따른다. 배우 지수연은 본인만의 색깔을 뽐내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고 있었다. 언젠가 만개할 날을 기대하는 꽃처럼.

큰 키에 마른 듯한 몸, 여기에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인상을 지닌 그. 하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는 다르게 타인을 대하는 다정한 말투와 꾸밈없는 미소가 인상적인 배우였다. 

bnt와 만나 진행한 화보에서는 코지하면서도 시크하고, 시니컬하면서도 딥한 콘셉트의 화보를 지수연만의 분위기로 소화해 냈다. 연기만큼이나 타인을 대하는 태도, 평소의 성품을 중시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그. 인터뷰에서 그의 따스한 성격을 온전히 느껴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처음이라 정말 걱정했는데, 잘 마쳐서 너무 다행이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정말 힘이 됐다(웃음). 너무 감사드린다” 

Q. 근황은 

“작품 두 개를 끝내고, 조금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있다. 쉰 지 일주일 밖에 안 됐다. 겨울 옷을 집어넣고 이제 여름옷 꺼냈다. 이 정도로 그동안 정말 정신이 없었다. 여름이 온 걸 이제 느꼈다(웃음). 그리고 운동도 좋아하는데 요즘 운동을 못 해서 다시 몸도 챙기고 있고, 돌보는 강아지들이 있는데 다시 케어해주기 시작했다. 봉사도 하고. 아버지 회사 근처에 떠돌아다니는 강아지들이 있는데, 집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밥을 주면 와서 밥 먹고 가고 그런다. 키우고 싶은데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 강아지를 키우기 어려워 그런 강아지들 돌보고 있다” 

Q. 오늘 가장 맘에 든 콘셉트는 

“다 맘에 들었는데, 모니터 하면서 거울을 활용한 콘셉트를 슬쩍 봤다. 근데 너무 잘 나왔더라. 정말 너무 맘에 든다(웃음)” 

Q. 키가 크고, 도회적이면서 시크한 분위기를 가졌다. 배우로서 본인의 비주얼이 가진 강점은 

“내가 시크하다는 말을 듣게 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됐다. 매년 이미지가 많이 달라지나 보다. 다이어트 영향도 있었다. 그전만 해도 푸근하고 친절할 것 같다는 이야길 많이 들었다. 젖살도 빠지고, 느낌도 많이 달라졌다. 거울을 봤을 때 이제 좀 날카로워 보이긴 한다. 그리고 비대칭이 조금 있어서 왼쪽, 오른쪽 느낌이 많이 달라 그런 걸 많이 활용하려 한다. 연기로서, 캐릭터로서도 잘 풀어보고 싶다”

톱은 에핑글러, 주얼리는 세인트메리 제품.

Q. 배우를 꿈꾸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계기라기 보단,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감수성이 조금 풍부한 편이다. 슬픈 영화나 즐거운 장면들을 봤을 때 잔상이 되게 오래 남더라. 어렸을 땐 선택적으로 작품을 봤다. 보고 나서 힘들 것 같은 작품은 안 봤다. 내가 극 중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게 신기했고, 나도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더라. 연기를 했을 때 보람을 느끼는 부분도 어떤 감정을 전달했을 때 상대방이 그걸 느꼈을 때다. 사람들과 소통을 좋아하다 보니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 정말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Q. 차기작은 

“OTT 작품인데, 태국에서 방영되는 태국 OTT 작품이다. ‘SOJU BOMB!(소주 밤!)’이라는 제목이다. 극 중에 나오는 폭탄주의 이름이다. ‘예리’라는 역을 맡았고, 나 말곤 다 태국 배우들이다. 한국 로케이션 때 참여했고 나는 한국어로 대사를 한다. 상황 설정 자체가 태국에서 아이돌을 준비하는 친구가 한국에 와서 연습생을 하는데 데뷔가 불발되며 방황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예리’를 만나면서 참았던 게 터지고 재밌게 놀게 되는 드라마다. 정말 열심히 찍었다” 

Q.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쟁쟁한 선배가 많은데 특별히 친해지고 싶거나 존경하는 선배는 

“학교 다닐 때도 그랬고, 지금 너무 활동 많이 하고 있는 전여빈 선배님이 아무래도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학교 다닐 때도 되게 열심히 하셨다. 결 자체도 성실한 사람이고, 자체에서 사람을 되게 편하게 해 준다. 4학년 일 때 제가 1학년이었다. 어떤 현장에 가도 (전) 여빈 선배의 칭찬이 많이 들린다. 다양한 캐릭터도 연기하니까 그런 부분도 정말 존경스럽다. 어느 날 아르바이트도 되게 많이 하고, 배우 지망생인데 연기보다 아르바이트를 더 많이 해서 힘들 때가 있었는데 약간 힘든 티를 낸 적이 있다. 근데 그때 여빈 선배가 귤을 한 박스 보내줬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됐다. 사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인데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챙겨준 게 큰 힘이었다”

Q. 앞으로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모든 배우가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와 연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난 김혜수 선배님을 같은 작품에서 꼭 만나고 싶다. 작품이란 게 긴 호흡으로 같이 가는 것이지 않나. 김혜수 선배님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는데 파트너를 대하는 존중이나 사람을 대하는 예의가 너무 멋지시더라. 이런 선배님과 함께 작업한다면 나도 연기적인 부분은 당연하고, 그런 부분을 넘어서서 인간에 대한 존중까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런 태도는 배우라는 직업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하지 않나. 꼭 만나 뵙고 싶다” 

Q. 앞으로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우선 기본적으로 캐릭터로만 보자면, 조금 건조한 느낌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인간인데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이 수반되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 ‘마이네임’의 한소희가 했던 그런 느낌의 캐릭터들이 언젠가는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들을 맡게 된다면, 그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거고, 그 노력이 되게 가치 있게 느껴질 것 같다. 그리고 액션이나 사극 같은 장르도 해보고 싶다” 

Q. 최근에 본 드라마나, 영화, OTT 시리즈 중 추천할 만한 작품은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영화를 봤다. 러닝 타임이 되게 길다. 되게 충격적인 장면도 많았고, 엄청 집중해서 봤는데 기가 다 빨려서 나왔다. 근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봤다. 추천한다”

원피스는 에핑글러 제품.

Q. 2023년 하반기 목표가 있다면 

“나에게 도움을 줬던 분들한테 밥 한 끼라도 제대로 대접하고 싶다. 6월에 작품을 하나 올렸다. 직접 내가 글을 써서 올린 연극이었다. 그때도 많은 분한테 도움을 요청했었다. ‘살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다. 물론 매번 느끼고 있긴 하다(웃음). 꼭 목표를 이루고 싶다. 많은 분한테 감사하다” 

Q.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가끔 DM이 온다. 난 다 읽고 답장도 하고 있다. 유일하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인 거 같다. 난 활동이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창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응원 메시지가 내게 엄청 좋은 영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 캡처하고 저장해 놓고, 힘들 때마다 읽고 버틴다. 너무 고맙다. 지켜봐 주는 것만큼 좋은 기회를 만나서, 그리고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뵀으면 좋겠다” 

Q. 롤모델은 

“김혜수 선배님이다. 사실 연기는 우리나라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 너무 많지 않나. 김혜수 선배님은 수많은 선배님들 중에서도 현장에서도 그렇게 오랫동안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너무 대단하시다고 느낀다. 이런 태도나 멘탈에 대한 롤모델인 것 같다” 

Q. 배우 지수연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각인되고 싶은지 

“일단은 나를 기본적으로 알진 못하더라도, 내가 한 작품을 보면 ‘정말 치열하게 사는구나’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물론 나도 치열하게 할 것이다. 이런 사람으로 각인되었으면 좋겠다”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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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윤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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