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김선호 복귀작! 연극 ‘터칭 더 보이드’ 프레스콜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연출력 돋보이는 전율의 무대”

김도윤 기자
2022-07-21 14: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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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9의 세 번째 작품 ‘터칭 더 보이드’가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윈씨어터 2관에서 연극 ‘터칭 더 보이드’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김동연 연출을 비롯한 김선호, 신성민, 이휘종, 오정택, 정환, 조훈, 정지우, 손지윤 등의 배우들이 한 자리에 참석해 주요 장면 시연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열전9의 세 번째 작품인 ‘터칭 더 보이드’는 거대한 설산을 배경으로 냉혹한 대자연에 갇힌 공포, 그 공포를 이겨낸 생의 투지를 담고 있다. 이는 1985년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소재로 재구성한 연극.

이미 동명의 회고록과 다큐멘터리 영화로 이미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전한 바 있으며, 연극으로는 2018년 영국에서 초연되어 ‘무대 위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음을 증명한 공연’, ‘고조된 전율과 긴장감에 머리가 아찔하다’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르를 뛰어넘는 실화의 묵직한 감동을 입증한 바 있다. 

국내에서 초연하는 이번 작품은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국내 공연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그는 인간을 향한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과,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엄혹한 대자연에 맞선 한 인간의 뜨거운 생의 투지를 담았다.    

김동연 연출은 “대본을 읽고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될지 전혀 생각해내지 못했다. 그런데 쓰여져 있는 대사들과 이야기가 들어 왔다. ‘이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잇는 관객들한테 꼭 들려주고 싶다’라는 어떤 강한 의지를 갖게 하는 작품이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 연출은 처음 작품을 받았을 때 무대 연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거대한 빙벽을 소극장이라는 제한된 장소에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 

그는 “관객한테 얼마나 상상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가장 고민했던 것 같다. 이것(산)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거는 한계가 있었다. 이것을 공감각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 그게 사운드가 될 수도 있고, 빛의 느낌이 될 수도 있고, 그리고 이 무대에서 주는 여러 가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들... 오히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가 보다는 상상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이 이야기를 표현하고, 그리고 거기에 있는 인물들의 심리와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거기에서 내고자 하는 감정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무대를 심플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실제로 이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배우들의 노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좁은 공간에서 험난한 대자연에 맞서는 장면을 연기한 배우들도 연습기간에 대해 ‘힘들었다’는 후일담을 전하며 거대 스케일의 작품을 소극장 무대에 올린 고충을 자주 드러냈다. 

주인공 조 역할을 맡은 배우 신성민은 “애로사항은 일단 몸이 너무 아프다. 산악인으로 보이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장비들을 잘 다루고 싶은데, 아직까지 계속해서 연습중인 것 같습니다”라며 산악인을 연기는 어려움과 노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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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이 작품이 배우 김선호의 복귀작이라는 부분이다. 작년 10월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이후, 그는 긴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영화 ‘슬픈 연대’ 촬영 등 조용히 본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 9개월 만에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선호는 다소 긴장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행사에 앞서 준비해온 편지를 통해 제작진과 팬들을 향한 미안함을 드러낸 그는 목이 메여 자주 목소리를 가다듬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선호는 이번 연극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작품이 일단 좋았다”며 오래전에 이미 제안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고 배우 신성민이 추천한 작품이라며 “연극과 영화를 딱히 가려서 생각한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에 신성민은 “김선호 배우랑 전 작품을 같이 해서 인연이 있었다. 이 대본을 제안 받은 것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제가 (대본을) 읽었는데 너무 잘 어울리고 잘 할 것 같아 가지고 ‘한 번 더 읽어 보는 게 어떻겠냐’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다”라며 작품 선택의 배경을 덧붙였다. 

오는 9월18일까지 공연예정인 연극 ‘터칭 더 보이드’는 소극장 무대를 거대한 설산으로 연출한 생동감 넘치는 무대 연출력과 긴박함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혹한의 추위 속에서 홀로 고립되어 오직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조의 시선이 곧 스토리가 된다. 

관객들은 조의 환상과 상상을 작품으로 감상하게 된다. 냉혹한 대자연의 혹독한 환경과 그 환경에 고립된 한 남자의 생생한 내면을 마치 현실처럼 재구성한 작품은, 배우들의 몰입도 넘치는 감정연기와, 김동연 연출의 기발함이 담긴 무대를 통해 더욱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한편 연극 ‘터칭 더 보이드’는 12세 관람가 작품으로 연극열전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김도윤 기자 dykim@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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