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슬 기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4분이 지나고 기억 속에 서서히 스며들어 갔다. 무대 위에서 받았던 강렬한 감동은 가슴 한쪽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의 뜨겁고 짧았던 호흡은 아직도 코끝에 생생하게 남았다.
누구보다 진심으로 팬을 사랑했던 조소진. 그는 그룹 나인뮤지스에서 배우까지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추억한다. 그의 천천히 붉어졌던 눈시울은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떠올리게 했다.
마지막 팬미팅에 대해서 그는 “무대 아래에서 응원하던 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자세히 보였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온다. 안 보일 것 같던 얼굴들이 표정까지 전부 보였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내 상사는 백만 유튜버’를 통해 연기자로 돌아온 조소진. 계기에 대해서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호기심이 있던 분야였다. 지금은 좋은 기회가 생겨서 하고 있지만 하니까 더 재밌다”라며 이어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실제로도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버분들이었다. 혼자서 말씀하는 것을 잘하는 분들이 전부 모여있으니까 현장이 정말 시끌시끌했다. 실제로 개인 방송을 보는 느낌이었다. 각자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연기인지 유튜브인지 일상생활인지 잘 몰라서 웃겼다”라고 전했다.
도전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나인뮤지스의 걸크러쉬적인 이미지도 그렇고 이목구비가 강하다 보니 그렇게 보는 분이 많다. 하지만 의외로 밝은 부분도 많고, 털털하다. 그래서 밝고 푼수 같기도 한 허당 역도 해보고 싶다. 그럼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것 같다. 예를 들면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역과 ‘감자별’의 노수영 역할이다”이라고 말했다.
연예인이 아니라면 무엇을 할지를 묻자 그는 “제가 사주를 몇 번 봤는데 이쪽이 아니면 다른 길이 없다고 했다. 아니면 패션이나 뷰티 쪽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쇼핑몰의 모델 겸 CEO나 뷰티 유튜버나 모델로 하고 있을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활동 당시 몸무게 유지에 대해 묻자 “활동이 끝나면 괜찮은데 활발한 활동 중에는 다들 피골이 상접해있다. 사전녹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밥 조금으로 버티거나 아메리카노만 먹고 버티곤 했다”라며 그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슬럼프에 대해서는 “나인뮤지스가 해체되고 나서 인생에서 가장 큰 슬럼프가 왔다. 지금도 가끔 하는 고민이지만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스스로 모르는 시기였다. 그리고 여태까지 해온 일들이 허무하게 느껴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조소진. 기억나는 팬에 대해서 “한 명으로 고르기는 힘들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 준 팬이다. 중간에 힘들어서 떠나가신 모든 팬분 전부 감사하지만, 결론적으로 끝까지 옆에 있어 준 팬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많은 감정을 공유했다. 평생 친구가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차피 돌아오게 되어있다. 계속 마음과 머릿속에 생각이 나게 돼 있다. 중간에 어떤 풍파가 찾아와 잠깐 쉴 수는 있어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공부할걸’이라는 후회도 많이 했지만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한 것이 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 묻자 그는 “잔잔하게 오래 기억 남는 배우다. 오랫동안 활동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라며 이어 “평범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쉬운 것 같지만 너무 어렵다. 평범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과 여유가 필요하다. 평범하면서 행복까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이 되고 싶다”라며 본인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팬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형용하기 힘들다. 단순하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더 복잡하다. 그래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라며 인터뷰를 끝마쳤다.
에디터: 박이슬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구카
슈즈: 렉켄
헤어: 미즈노블 니키 원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제시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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