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국민들이 사랑한 대한민국의 대표 시인 윤동주와 그의 정신적 지주이자 선의의 라이벌 송몽규가 이준익 감독의 손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에게 감사할 정도로 윤동주와 송몽규,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의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3월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일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는 510개의 상영관에서 9만624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관객수는 75만2151명.
“먼저 두 청춘의 설렘으로 채우고 싶었어요.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모순과 부도덕성에 항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마지막에 일본 형사 앞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폭력성과 윤동주와 송몽규가 그 모순을 비판하는 장면이 교차편집 되잖아요. 서양의 제도에서 비는 그들의 요식행위를 영화의 클라이막스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시인이 되지 못했던, 세상을 떠나서야 비로소 시인으로 불릴 수 있었던 윤동주와 독립운동가의 외로운 길을 걸었던 송몽규는 서로가 있었기에 더 값지게 기억될 수 있었다. 이준익 감독 역시 윤동주와 함께 있었던 송몽규를 통해서만이 서로의 삶이 증명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송몽규의 존재가 더욱 필요했다.
‘동주’는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이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야 했던 만큼 가장 중요했던 것 역시 윤동주와 송몽규의 캐스팅. 그렇게 이준익 감독이 선택한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은 온전히 윤동주와 송몽규가 됐다.
“강하늘은 그 성실성이 누구에게도 안 밀려요. 박정민은 영화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과 ‘신촌좀비만화’(감독 류승완 한지승 김태용)의 편차를 봤죠. 같은 배우가 아닌 느낌이더라고요. 연기의 스펙트럼을 봤어요. 그리고 뭘 시켜도 엄청 열심히 해요. 1초도 한 눈을 안 팔아요. 엄청난 에너지죠. 둘 다 대단한 배우예요.”
“밀린 숙제한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지금 젊은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수능 때문에, 학교 성적 때문에 성장기에 갖춰야 될 문학적 소양이나 예술적 자질, 문화적 양분을 다 빼앗겨버린 것 같아요. 수능의 감옥에 갇힌 학생들에게 윤동주 시인의 시는 그저 시험문제 중의 하나일 뿐이었을 거예요. 그렇게 만들어 놓은 나를 비롯한 어른 세대에게 젊은 친구들은 항의를 해야 돼요. ‘동주’는 그 미안한 마음도 담은 영화입니다.”

이준익 감독의 모든 마음이 켜켜이 쌓인 ‘동주’는 인물에 집중해 캐릭터들을 오롯이 살린 그의 노력이 유독 돋보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들의 이야기는 그 시대의 양심을 지켰던 두 인물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게 하며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 마음에 관객들이 응답하는 것이야말로 감독들에게는 큰 즐거움이지 않을까.
“사람이 곧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상황은 사람의 머리를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상황보다 사람의 심리와 감정을 더 카메라에 담고 싶었어요. 이 영화가 어떤 의미를 부여 하냐고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의미는 부여하는 게 아니라 부여 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만드는 사람이 부여하는 게 아니라 소비하는 사람이 부여 받는 거니까요.”
이준익 감독은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어린 아이 같은 해사한 웃음이 자신의 일에서 손을 뗄 수 없는 진정한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간절한 바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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