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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너를 사랑한 시간’ 하지원이기에 특별한

2015-08-28 16:06:43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소중한 사람들과의 귀한 시간을 갚듯, 하지원은 작품을 위해 쓴 시간을 서서히 떠나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배우 하지원이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연출 조수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을 통해 기존에 보여 왔던 강한 여전사 이미지가 아닌 경쾌하고 밝은 오하나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그는 “도전을 좋아해서 장르나 캐릭터 선택에 있어 ‘이거는 안돼’ 하는 건 없다. 제가 판타지나 사극, 센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가벼운 캐릭터를 항상 해보고 싶었다. 판타지가 아닌 평범한 사랑이야기처럼 말이다”고 오하나라는 인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오하나는 가볍고 친숙한, 옆집에 살 것 같은 언니처럼 평범한 인물이잖아요. 여기에 제가 독특한 무언가를 설정하고 캐릭터를 과하게 잡는 것보다 그냥 풀어진 제 모습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본연의 제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있어 가끔 부끄러울 정도로 편한 상태에서 연기 했어요.”

오하나는 평범하다. 하지만 그간 강한 연기를 많이 보여준 하지원이 평범한 오하나를 그려내 특별함이 더해졌다. 친숙하지만 그저 평범하지만은 않은, 그런 오하나를 표현하기 위해 하지원은 자기 자신, 본연의 매력을 더했다.

“흙 묻히고 운동하고, 칼을 드는 것들이 대중들이 원하는 이전의 극적인 요소가 많은 하지원일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저한테는 도전이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보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제가 표현하는 하나의 평범한 모습이 낯설게 느끼질 수도 있었을 만큼이요. 그래서 ‘그동안 제가 너무 셌나?’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웃음)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할거니까 조금씩 적응해 나갔으면 해요”


그는 20대와 현재, 로맨스를 대할 때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메릴 스트립을 굉장히 좋아한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멜빵바지를 입고 연기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저도 메릴 스트립처럼 그 나이에 맞는 멜로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의 대답에는 나이에 따른 역할의 한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생각해요. 20대 때보다 더 삶을 경험하고, 우여곡절이 많았을 테니까. 인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더 많잖아요. 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요. 여배우라고 해서 주름 없이 예쁘기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메릴 스트립에 대한 이야기에 국내에서 닮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하지원은 “제가 처음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느꼈던 게 TV속 고두심 선배님의 모습을 본 후였다. 선배님의 연기하시는 모습에 소름이 돋고 눈물이 났다. 그 시절의 저는 ‘대체 저 분은 어떤 힘이 있기에 이렇게 보는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생각했고, 대단해보였다. 아직까지 존경하고 그런데 아직 (고두심) 선배님과 작품을 해본 적이 없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저를 롤모델로 삼아주는 후배들을 보면 감사한 동시에 책임감이 많이 따라요. 후배 분들한테 조금 더 멋진 선배가 돼야 한다는 책임감. 더 긴장하게 되는 것 같고. 선배가 되어가니까, 저는 그대로지만 작품 속에서 하지원이라는 배우는 작품이 쌓여가면서 더 성숙해지고 깊이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고 느껴요. 그래야 후배 분들이 계속 저를 롤모델로 삼아주시지 않을까요.(웃음)”

하지원은 어느덧 데뷔 20년을 바라보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보여줄 연기가 더 많다며 기대된다던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 못지 않게, 작품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 또한 충분했다. 하지원은 “‘너를 사랑한 시간’도 분명히 제가 선택한 작품이었다. 제가 선택한 것에 있어서는 후회 없이 한다. 어찌됐든 제 선택이니까”라며 한 작품을 마무리 짓는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한 작품들이 때로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한 작품도 있었지만, 모든 작품들은 다 소중해요. 모두 제 새끼 같아요. 또 제가 ‘너를 사랑한 시간’하면서 3개월 간 너무나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렇기 때문에도 너무나 소중해요. 저도 나름대로 이 작품을 떠나보내기 전에 정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생각보다 정말 좋았어요.”

자신이 맡은 하나의 캐릭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한 시간들의 흔적이 보였다. 촬영에 임하는 동안 행복함을 선사해준 작품을 떠나보내는 시간에도 애정이 묻어나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매력을 보여줄 앞으로의 시간들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 ‘너를 사랑한 시간’ 하지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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