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설림 기자] “할리라예~ 할리라예”
빨간 패딩점퍼를 입고 컬러 헤어스프레이로 한껏 부풀린 머리, 코와 입술의 피어싱까지 개그우먼 안영미의 무대 위 복장이다. 이는 과거 한창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폭주족들의 모습을 희화화해 놓은 것이다.
이는 좋은 뜻은 아니지만 시대를 반영하는 의류아이템이다. 이렇게 시대를 반영한 의류아이템은 모습만 달랐을 뿐 늘 존재해왔다. 지금의 패딩점퍼처럼 겨울이 되면 인기를 끌었던 일명 ‘떡볶이 코트’라 불리던 더플코트도, 화려한 비비드 컬러의 하이탑 운동화도 같은 맥락의 아이템이다.
이렇게 수십 년이지나 모습을 달리한 시대의 스쿨룩 아이템들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이들의 인기는 그 시대의 무엇을 반영한 것일까.

80년대 교복 자율화 세대를 지나 이제 막 교복을 입기 시작했던 90년대. 많은 이들은 같은 교복을 입어야하는 탓에 교복이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농구화나 특정 브랜드의 가방 등은 이 때 모두 유행하던 아이템들이다. 이렇게 교복을 입게 된 90년대의 학생은 짜인 틀 안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려 노력했다.
이와 함께 교복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바지의 통이 넓어지고 좁아지고를 반복하기도하고 치마의 길이가 허벅지를 훨씬 웃도는 길이에서 발목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어지기도 했다.

한 브랜드에 열광하고 이 브랜드를 위해 부모님의 등골을 휘게 한다는 ‘등골 브레이커’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지나가는 유행일 뿐이다. 다만 그 가격이 그 전과 비교했을 때 말도 안될 만큼 비싸다는 것이 이 점퍼가 가져온 사회적 이슈인 셈이다.
사춘기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시기다. 옆 친구보다 못한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아직 바로잡히지 않은 청소년들을 질책하는 것 보자 이러한 점퍼가 평상시 입는 옷이 아닌 ‘전문적으로 등반을 하는 전문가’가 입는 옷임을 명확하게 캐치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 아보키, tvn ‘코미디 빅리그’ 캡처, 이스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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