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지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천천히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가면 결승선이 보일거야.”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와 달리기 경주를 한 거북이는 속으로 주문처럼 위와 같은 문장을 외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재빠른 토끼보다 천천히 걸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거북이를 모티브로 필명을 삼은 작가 고부기(본명 박정은). 그는 경주에서 우승한 거북이처럼 천천히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2011년 12월 ‘고부기와 함께하는 로맨틱 할리스 갤러리’가 진행 중인 할리스커피 청계 1가점에서 작가 고부기를 만났다. 고부기는 북 커버와 패키지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오싹한 연애’와 ‘아주 보통의 연애’ 등의 북 커버를 일러스트 했다.
“할리스커피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제겐 행운이죠.”

이번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대해 고부기는 “사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내 일러스트가 담긴 컵, 카드지갑 그리고 매장에 전시된 내 작품들을 보는 것 자체가 마냥 신기했다. 작가로서 굉장히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작가 고부기와 할리스커피의 콜라보레이션은 대중들이 예술 문화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고부기는 “이번 작업을 진행하기 전부터 할리스커피에서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던 것을 알고 있었다. 예술 문화 측면에서 작가와 대중들의 소통의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내 작품을 많은 분들에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알려진 것 같아 기쁘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작업은 내게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라며 기분 좋은 웃음을 내지었다.
파스텔 색감의 몽환적인 소녀, 젊은 여성들의 감성을 사로잡다
매년마다 신진 작가들에게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어준 할리스커피, 2011년 작가 고부기와 로맨틱한 겨울을 완성했다. 고부기는 기존의 할리스커피의 여왕 이미지를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재탄생시켰다.

고부기 작가만의 감성이 담긴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은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커피 컵과 카드지갑에 그려진 신비로운 소녀의 모습은 물론 매장에 전시된 따뜻함이 전해지는 그의 작품들은 여성 소비자들의 감성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할리스커피는 청계1가점과 부산점에 작가 고부기의 특별 전시회를 진행 중이며 1월 초에 오픈하는 신사 가로수길 점에서도 전시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작가 고부기, 감성을 그리다
고부기의 작품은 한번 스쳐지나가듯 보기 힘들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들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하고 많은 생각과 감성을 함께 전해준다. 이러한 이유에는 남다른 그만의 작품 철학이 담겨 있었다.
고부기는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감성’이다. 시각적으로 예쁘고 화려한 그림 보다 그림 안에서 이야기가 전해지고 보는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며 “감성으로 그린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 역시 감성으로 서로 교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내비췄다.

“제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눈, 비, 풍성, 물, 큐브 등에는 제 나름대로의 상징의 의미가 담겨 있다. 큐브 같은 경우에는 고민거리, 생각의 덩어리, 뭔가 풀지 못한 퍼즐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풍선에는 꿈,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실보다 꿈, 희망, 환상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작가 고부기는 어디서 영감을 받을까.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다. 길을 걷다가도,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볼 때에도 작품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특히 작업을 할 때 한희정, 넬, 못(MOT), 도나웨일 등 몽환적인 분위기의 인디음악을 들으면서 현실 세계보다 꿈, 환상적인 요소들의 영감을 받으며 작업한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 꿈을 이뤘지만 현재도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요.”
고부기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좋아서 화가가 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다. 후에 만화를 읽을 나이가 되면서 만화가가 되고 싶어 애니메이션 학과를 진학하게 됐다.
“대학교 때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몇 달간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힘들었다. 이에 졸업 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장에 담아보기로 했다.”
이후 고부기는 그림 한 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했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어린 시절 품었던 꿈을 이룬 셈. 하지만 그는 아직도 계속 꿈이라는 결승점을 향해 나아가는 ‘거북이’였다.
고부기는 “할리스커피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전에 슬럼프를 겪었다. 당시 여름이었는데 더위도 많이 타고 작업 역시 힘들었다. 하지만 할리스커피와의 작업을 하게 되면서 바쁘게 일을 집중해서 하다 보니 어느새 슬럼프가 사라졌다. 지금은 의욕이 충만해져 개인 작업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라고 웃으며 “2012년에도 꾸준히 북 커버 작업을 할 계획이고 기회가 된다면 전시회도 열고 싶다”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

꿈을 찾지 못한 사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 모두 힘든 길을 걷는다. 꿈을 이루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고부기는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꿈을 그려왔다.
현재 자신의 꿈을 향해 힘든 경주를 하고 있다면 토끼만큼은 빠르지 않지만 멈추지 않고 걸어가 경주에서 승리한 거북이를 생각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 꿈과 감성을 그리는 작가 고부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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