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아 기자] 과거 드라마가 억지스런 소품과 설정들로 픽션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반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에서는 다양한 리얼리티 요소를 삽입해 시청자들의 극 전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주연 배우가 드라마 속 법의학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100여 구의 시신 부검 현장을 참관하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는 재벌가의 저택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인간문화재가 만든 1억 원짜리 소품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제는 드라마 속에서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가 어려운 것이다.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싸인’의 주인공 박신양이 극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자인 윤지훈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100여 구의 시신 부검 현장을 참관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메디컬 수사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리얼’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극에 등장하는 진짜 같은 소품들은 극적인 전개와 전문성을 포함한 줄거리 흐름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화룡점정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극중 열혈 신참 법의학자인 고다경(김아중 분)은 자신의 얼굴만 한 DSLR 카메라를 들고 사건 현장에서 고군분투한다.
단순한 소품으로 생각될 수 있는 이 카메라는 니콘의 FX 포맷 플래그십 카메라인 D3S이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미국의 CSI 등과 같은 단체에서는 D3S를 비롯한 다양한 기종의 니콘 카메라를 과학수사영역에 현재 사용 중 이다. 특히 싸인에 등장한D3S는 1,210만 화소의 고화질에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낼 수 있고, 연사 속도가 빨라 작은 단서 하나가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부검현장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초동 수사에 필수적인 사건현장을 촬영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 ‘시크릿 가든’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종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가장 돋보인 역할은 단연 재벌 2세이자 백화점 CEO인 김주원(현빈 분)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그의 모습에 몰입하며 ‘까도남’ 부터 ‘주원 앓이’까지 그를 수식하는 신조어를 쏟아내고 있다.
거의 매회 등장해 이제는 현빈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트레이닝 의상들은 주인공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다. 동네에서 간편하게 입기엔 조금 화려한 듯한 그의 트레이닝복은 상의 가격만 무려 120만원으로, 순수 이태리 원단으로 제작되었다. 현재 ‘현빈 트레이닝복’ 정식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옐로클락’에 따르면 실제 구매 고객 500명에 한해 18K 금화로 된 오리지널 보증서도 함께 제공된다고 한다.
▶ ‘마이 프린세스’ 환상을 현실로
우리나라에 공주가 등장했다. 현대극이지만 공주를 소재로 한 MBC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의 이야기이다. 가상의 내용으로 극의 몰입이 어려울 수 있는 소재인 만큼, 제작진은 현실과 환상을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 프린세스’ 첫 회에서 이설(김태희 분)이 덕수궁 방문객과 함께 사진을 찍는 아르바이트 장면은 실제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식을 방불케 한다. 이 장면을 리얼하게 재현하기 위해 ‘마이 프린세스’ 제작진은 400여 명의 보조 출연진들과 100여 명의 전문 취타대, 무용수들을 동원하였고 촬영 기간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덕분에 마치 과거로 회귀한 듯한 기분이 들 만큼 리얼한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KBS2 드라마 ‘드림하이’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예술 사관학교인 기린예고에 입학해 스타로 되기 위한 과정을 담은 드라마로, 수지(Miss A), 옥택연(2PM), 은정(티아라), 아이유 등의 아이돌 스타가 주인공으로 대거 등장한다.
(사진출처: SBS '싸인', '시크릿 가든', MBC '마이 프린세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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