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정 기자] 각종 모임으로 바쁘면서도 왠지 공허한 마음이 드는 12월. 그 쓸쓸함을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하면서도 생명력 넘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건축가이자 화가, 환경 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의 전시회가 바로 그것이다. 배우 지진희의 ‘목소리 기부’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디오 가이드 내레이션을 통해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가우디’, ‘건축 치료사’라고 불리는 그의 건축물들은 마치 동화 속 나라처럼 아기자기하다. 창문은 모두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으며 버섯처럼 생긴 지붕을 한 ‘성 바바라 성당’도 눈에 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호빗 마을의 기본 모티브가 되기도 했던 ‘블루마우 온천마을’은 각 건물 위마다 식물들이 우거져 있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게 되면 자연밖에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메마른 건축물들을 치료해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이루고자 한 그의 의지는 자연 그대로의 불규칙한 곡선과 우거진 풀숲으로 표현되었다.
화가로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 빨강과 초록, 파랑과 주황 같은 보색을 많이 사용하여 역동적이고 활기차다.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물감 대부분을 직접 만들었으며, 흙을 사용하여 그리기도 했다. 나선 모티브 또한 그의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작은 길’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붉은 나선 모양과 그에 대비되는 파란색의 색감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우리 인생 전체는 나선을 그리며 전개된다. 우리의 지구는 나선적 흐름을 제시한다. 우리는 원을 그리며 움직이지만 절대로 같은 기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 원은 닫혀 있지 않다. 우리는 우리가 시작한 기점과 가까운 높이에 다다를 뿐이다. 원같이 보이지만 닫혀 있지 않은 것, 이것이 바로 나선의 특성이다” (훈데르트바서, 1974년)
또 시선을 끄는 작품 중 하나는 ‘길 위의 가치’이다. 거리의 한 부분을 50미터 정도 정해놓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버리는 모든 것을 모아 하나의 콜라주로 제작했다고 한다. 환경운동가인 그만의 독특한 작품이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훈데르트바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연말연시를 맞아 따뜻한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뿐만 아니라 건축 디자인에 관계된 모든 이들과 어린이,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훈데르트바서의 전시회는 2010년 12월5일부터 2011년 3월15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1,2,3 전시장에서 열린다. 성인 티켓 판매금액의 3%는 월드비전 기아체험에 기부돼 잠비아 드림스쿨 설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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