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속 1932년 경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양홍삼 미술감독이 조선총독부부터 토막촌까지, 인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에 담은 의미와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8회는 수도권 유료플랫폼 기준 평균 10.7%, 최고 11.6%(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1위에도 올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집계한 10월 5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출연자 화제성은 박진영이 1위, 김유정이 2위였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에 따르면 제작진은 당시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전국을 돌며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화면에 몇 초간 등장하는 장면에도 세트를 짓고 소품을 배치했다. 미술은 영화 ‘영웅’, ‘아저씨’, ‘타짜’와 드라마 ‘악귀’, ‘킹더랜드’ 등에 참여한 양홍삼 감독이 맡았다.
양홍삼은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던 것은 ‘1932년 경성’이라는 시대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점이었다. 이에 미술팀은 ‘1932년 경성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과거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현재였다’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설정했다”라며, “우리가 지향한 바는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고증하고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사람들의 삶과 꿈, 욕망이 깃든 공간을 통해 그 시대의 현재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것”이라고 콘셉트의 차별점을 밝혔다.

그 출발점에는 폭넓은 조사와 면밀한 분석이 있었다. 양홍삼 미술감독은 “건축물의 외형뿐 아니라 거리의 간판, 상점의 구조, 실내 가구와 생활 소품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이 묻어나는 세부적인 요소들까지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자료가 부족한 공백의 부분은 미국과 일본, 당시 일본의 침략과 영향 아래 있었던 동시대 다른 국가의 건축 양식과 생활 문화를 참고해 공간의 구조와 분위기를 유추하고 재구성했다”라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대 일제가 국권 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홍보 기록 영상, 조선인들의 이야기가 묻어 있는 영화들을 통해 수탈의 증거와 생활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100일의 거짓말’을 대표하는 주요 공간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조선왕조의 상징인 경복궁을 가로막고 세워진 ‘조선총독부’는 제국주의적 폭력과 가짜 명분을 시각화했다. 실내는 차가운 대리석 바닥과 수직 기둥, 높은 계단을 사용해 위압감과 권력의 위선을 보여주려 했다. 여기에 ‘기송관실’은 적의 중심부라는 상징성을 심장의 이미지로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소란(김현주 분), 유필립(이무생 분)이 머무는 ‘희원’은 실제 근대 건축물인 딜쿠샤의 서사를 모티브로 해서 공간을 재구성했다. 고딕풍의 건축 양식을 차용하고, 조적식 건축 방식에 대한 고증을 바탕으로 벽돌 건물의 단단함과 고풍스러운 모습을 표현했다. ‘구국단 아지트’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은밀하게 활동해야 했던 인물들의 상황을 공간적으로 표현했다.
조선의 고단한 서민들을 치료하는 공간인 한성 한의원의 지하에 구국단 단원들이 서로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설정을 부여했다. 또한 ‘토막촌’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잔혹함과 그 속에서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했던 식민지 조선인의 삶을 보여주는 장소다. 조선인의 존엄성이 무너진 한계의 상황에서 희망과 생명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각각의 공간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냈다.
검은색과 황금빛으로 양면성을 표현했고, 자신의 의상을 서재에 걸어둠으로써 결핍을 채우려는 열등감을 표현했다. 김태웅의 집무실은 서양풍의 가구와 일본풍의 그림, 벽지를 대비시켜 김태웅이 갖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가경은 토막촌에서 이노마(홍사빈 분), 방꽃님(김라희 분)과 꿈을 품고 살아가다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조선총독부에 들어간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그의 상황과 환경을 미로의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희원의 방 벽지를 미로 같은 모양이나 기호로 보이게 디자인했다”라며 작은 요소 하나까지 놓치지 않은 정교함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양홍삼 미술감독은 “누군가는 독립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지켰고, 또 누군가는 하루하루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시간을 견뎌냈을 것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의 모습을 공간 곳곳에 표현했다"라며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과 의지를 현재의 우리가 공감하고 응원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tvN 20주년 특별기획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9회는 오는 7일(토)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정혜진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