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의’가 통증 없는 혈뇨로 시작하는 방광암의 위험을 짚는다. 이동현 교수와 환자 사례를 통해 근육층 침범에 따른 치료 차이, 인공방광 수술, 재발을 살피는 장기 추적검사의 중요성을 다룬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도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통증의 유무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방광암은 혈뇨가 대표적인 증상이며, 방광염이나 전립선 질환과 비슷한 배뇨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30일 방송되는 EBS ‘명의’는 ‘통증 없는 혈뇨, 그래서 더 위험한 방광암’ 편을 마련했다. 비뇨의학과 이동현 교수와 함께 진단 과정부터 근육층 침범에 따른 치료법, 방광 절제 후 소변 배출 방법과 재발 관리까지 살핀다.

방송에는 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방광암을 진단받은 80대 남성의 사연이 등장한다. 그는 배가 뜯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껴 담석 관련 검사를 받던 중 방광에서도 혹이 발견됐다. 이전에도 소변에 피가 비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고 증상이 나타나는 날도 간헐적이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 결과 암은 방광 곳곳에 퍼져 있었고, 장기를 보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결국 방광을 절제한 그는 몸 밖에 소변 주머니를 부착하고 생활하게 됐다. 제작진은 환자의 경험을 통해 통증 없이 지나갔던 변화가 어떤 의미였는지 돌아본다. 혈뇨는 종양에서 발생한 출혈이 소변에 섞이면서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자라며 만들어진 혈관은 정상 혈관보다 약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소변 색의 변화가 있었지만 통증은 없었던 이유를 이해하는 단서다.

다만 피가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암을 확정할 수는 없다. 다른 비뇨기 질환과 증상이 겹치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구분하는 진단 과정이 중요하다. 방송은 환자들이 처음 알아차린 변화와 병원을 찾기까지의 시간을 함께 다룬다.
혈뇨로 진료를 받은 70대 남성은 방광 안에서 6cm가 넘는 종양을 발견했다. 인공방광 수술을 알아보고 병원을 찾았지만 곧바로 수술 방식을 정하지는 못했다. 치료를 결정하려면 암이 방광벽의 어디까지 들어갔는지, 다른 부위로 전이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했다. 눈에 보이는 종양의 크기뿐 아니라 침범 깊이와 퍼진 범위를 함께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방광암은 근육층 침범 여부에 따라 비근침윤성과 근침윤성으로 나뉜다. 비근침윤성은 암이 근육층까지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내시경으로 종양을 제거하면서 방광을 보존하는 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반면 근침윤성은 암세포가 근육층까지 파고든 상태다. 다른 장기로 퍼질 위험을 고려해 방광 절제술과 항암치료 등을 검토한다. 같은 진단명이라도 치료 방향이 달라지는 중요한 기준이다. 방광을 보존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문제 중 하나다. 제작진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이 정해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각각의 수술이 어떤 상황에서 선택되는지 설명한다.

방광을 제거하면 소변을 모으고 배출할 새로운 통로가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회장도관술이나 인공방광 수술 등을 시행한다. 두 방식은 소장 일부를 활용하지만 소변을 저장하고 내보내는 구조에 차이가 있다. 회장도관술은 소장 일부를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로 만든 뒤 복부 바깥으로 연결하는 방법이다. 소변은 몸 밖에 부착한 주머니에 모인다. 방광을 절제한 이후의 생활에 맞춰 관리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 뒤따른다.
인공방광 수술은 자신의 소장 일부를 이용해 소변을 저장할 주머니를 만들고 기존 요도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외부 주머니 대신 몸 안에 저장 공간을 마련하며,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도록 한다. 소장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같은 수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방송은 환자별 검사와 상태를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과정, 새로운 저장 공간을 만드는 수술 장면을 통해 차이를 짚는다.

이동현 교수는 약 30년 동안 1,500례 이상의 인공방광 수술을 집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치료 과정을 설명한다. 정교한 봉합으로 소장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과정과 수술 이후 관리의 의미도 전한다.
60대 남성 환자는 혈뇨가 나타난 뒤 동네 병원을 찾았다. 전립선 염증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약을 복용했지만 출혈은 멎지 않았다. 걱정하던 아내의 권유로 큰 병원을 방문한 뒤에는 방광에서 이상이 확인됐다. 방광 내시경 검사에서 암을 발견했고, 이후 절제 수술을 앞두게 됐다. 처음 생각했던 질환과 실제 원인이 달랐던 사례다.
방광암은 혈뇨 외에도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갑자기 참기 어려울 만큼 소변이 마려운 급박뇨, 배뇨통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상피내암은 방광염이나 전립선 비대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 다른 질환으로 치료받다가 확인되기도 한다. 증상이 겹친다는 점은 환자가 스스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다. 치료를 받았는데도 변화가 없었던 과정과 추가 검사에서 확인한 결과를 통해, 진단을 다시 살펴야 했던 상황을 되짚는다.

2년 반 전 내시경으로 방광 종양을 제거했던 또 다른 60대 남성은 별다른 불편 없이 지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받던 추적검사에서 다시 암이 발견됐다. 검사에서는 근육층 침범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종양의 모양 등을 고려해 항암치료를 먼저 받았고, 크기가 줄어든 뒤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이 사례는 치료를 마친 뒤 증상이 없었다는 사실과 재발 여부가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자가 느끼는 변화 없이도 검사에서 새로운 종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눈에 보이는 병변을 제거한 뒤에도 재발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위험도에 따라 추가 치료를 검토하고, 정기적인 방광 내시경 검사로 새 종양이 생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방송은 재발한 종양을 어떤 순서로 치료하는지, 이전 수술 이력과 새 검사 결과가 다음 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살핀다. 한 차례의 제거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방광을 절제한 환자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치료 후 흔히 완치를 이야기하는 시점인 5년이 지나더라도 요관이나 신우 등 다른 부위에서 암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는 방광 절제 후 요관·신우에 암이 생기는 비율을 약 1~3%로 설명한다. 수술 이후 7~8년이 지나 확인되는 경우도 있어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동현 교수는 늦게 나타나는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수술 후 10년까지 환자 상태를 지켜본다. 장기를 제거한 뒤에도 소변이 지나가는 다른 부위를 살피며 치료 이후의 변화를 확인한다. 초기의 혈뇨부터 검사와 수술, 이후의 재발 관리까지 치료 과정은 길게 이어진다. ‘명의’는 환자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첫 신호를 알아차리는 일과 치료 후 검사를 이어가는 일의 의미를 함께 짚는다. 같은 혈뇨라도 원인은 다를 수 있고, 같은 방광암이라도 침범 범위에 따라 치료는 달라진다. 이번 방송의 중심은 통증 없는 혈뇨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와 정확한 진단, 환자 상태에 맞춘 치료 및 지속적인 관찰이다.
‘명의’ 993회 방송시간은 30일 밤 9시 55분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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