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이혜성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배우 하영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역사적 책임과 정의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날 이혜성은 마이클 샌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 다시 한번 정독했다며 "'조상의 죄를 우리가 대신 속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혜성은 "최근 공인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자행한 친일 행적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어떤 사람은 분노를 표출했고, 어떤 사람은 신중론을 펼쳤다"며 "역사적 가해자들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조상의 죄를 우리가 대신 속죄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고민이 정의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혜성은 "정의란 어떤 사회여야 사람들이 불공평하다고 느끼거나 억울해하지 않고, 분열되지 않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책을 펼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친일파의 재산 문제를 예로 들며 "친일파의 재산이 강탈이나 불법적인 거래 등의 방법으로 축적된 것이라면 환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철학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의 관점을 인용하며 "왜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혜성은 조상의 과거와 자신의 책임을 단순히 분리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제시했다. 그는 "조상들이 한 행동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언하는 순간, 조상들의 역사와 단절되고 공동체에서 잘려 나가면서 내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부분, 좋은 부분만 떼어내고 기분 나쁜 부분은 도려내는 식으로 역사 의식을 물려받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송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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