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한 장면이 전현무의 전부일까?
방송인에게 ‘진정성’은 중요한 자산이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된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알마티 여행을 둘러싸고 이른바 ‘즉흥 여행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방송에서는 전현무가 인천공항에서 즉석으로 목적지를 정해 알마티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현지 촬영을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제작진은 제한된 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여러 국가를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전현무가 평소 관심을 보였던 여행지와 항공편 등을 고려해 카자흐스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실제 카자흐스탄행이 결정될 경우 촬영이 가능하도록 스태프 항공권과 현지 협조 등을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촬영팀이 유력한 목적지를 예상해 제작 준비를 해둔 것과, 출연자가 처음부터 정해진 각본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논란의 파장은 컸다. ‘나 혼자 산다’는 9월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평판에서 10위로 내려갔고, 전현무 역시 예능방송인 브랜드평판 순위에서 크게 하락했다.
대중의 비판은 프로그램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즉흥성’을 강조한 편집이 실제 제작 과정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는지 제작진이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도 있다.
다만 그 책임을 전현무라는 방송인 개인 전체에 대한 평가로 확대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2006년 KBS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전현무는 프리랜서 전향 이후 10년 넘게 예능계 최전선에서 활동해왔다.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생방송과 장시간 녹화, 돌발 상황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진행자로 자리 잡은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물론 선행이 방송에 대한 비판을 덮을 수는 없다. 선행과 논란은 각각의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 번의 논란이 그 사람이 걸어온 오랜 시간 전체를 대신할 수도 없다.
예능은 현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재미를 위해 편집하고 상황을 구성한다. 그렇다고 사실과 다른 인상을 만들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제작 과정의 연출과 출연자의 의도까지 하나로 묶어 판단하는 것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에서 따져야 할 것은 제작진이 무엇을 준비했고 전현무가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다. 시청자에게 전달된 ‘즉흥’의 의미가 실제 상황과 얼마나 달랐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판은 정확할수록 힘이 있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한 장면이 한 사람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의 논란이 20년 가까이 쌓아온 방송인의 시간을 단숨에 규정하는 것 역시 공정한 평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옹호도, 지나친 낙인도 아니다.
논란은 논란대로 보고, 사람은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까지 함께 보는 것.
어쩌면 이번 ‘나 혼자 산다’ 논란이 우리에게 남긴 또 하나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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