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한바퀴' 이만기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 신촌 연세로, 바람산 전망대, 홍제동 레트로 퓨전 음식점,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미근동 능이 닭곰탕집, 옥바라지 쌍포가토 한옥 카페 등을 차례로 찾으며 역사 위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본 여정이다.
'동네 한 바퀴'가 이번에 찾은 장소는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오래된 시간의 흔적과 삶의 정겨움을 간직한 동네, 서대문구다. 독립운동의 기억이 살아 있는 거리부터 젊은 세대의 활기로 가득한 신촌까지, 과거와 현재가 나란히 흐르며 오늘의 문화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곳이다.

시대가 남긴 역사를 기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문화를 피워내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시간이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384회는 백범 김구 선생이 말한 ‘높은 문화의 힘’의 의미를 되새기며, 서대문구의 골목과 공간마다 깃든 삶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여다본 방영분이다.

청춘의 문화 거리 신촌, 일본에서 온 K-POP 댄스팀 비크라운의 열정
거리의 음악과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어우러진 신촌 연세로에는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일본에서 찾아온 K-POP 댄스팀 비크라운이 있다. 일본 K-POP 댄스 대회 1위 출신인 이들은 한국 무대를 향한 진심을 안고 신촌 거리에서 버스킹을 펼친다.
수준급 퍼포먼스와 넘치는 에너지로 거리에 활기를 더하는 비크라운의 모습은 K-POP이 국경을 넘어 청춘들을 하나로 잇는 문화를 보여준다. 저마다의 꿈을 위해 먼 길을 건너온 이들의 춤은 신촌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한여름 저녁을 뜨겁게 물들인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는 곳, 신촌 바람산 전망대의 쉼
새로운 도전을 향해 바삐 움직이는 청춘의 거리 신촌과 조용한 휴식을 선물하는 바람산 전망대는 서로 다른 매력으로 공존한다. 뜨거운 열정과 잠깐의 쉼이 나란히 이어지는 이곳에서 신촌만의 새로운 문화가 오늘도 시작된다.

서울 홍제동의 정겨운 골목길에 위치한 오래된 미용실에는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퓨전 음식점이 있다. ‘슬픔 커트, 행복 전문’이라는 재치 있는 문구가 손님을 맞이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레트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게 주인 황찬희 씨는 공간의 세월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음식에는 새로운 감각을 담아낸다. 양식과 한식을 섞은 대표 메뉴 곰돌이 그라탕은 ‘곰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젊은 세대의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는다. 같은 메뉴도 계절마다 캐릭터 디자인을 달리해 다시 찾는 손님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조리고등학교와 취사병, 호텔 조리부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은 음식의 맛과 완성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황찬희 씨는 손님이 웃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한 접시의 음식에도 보는 즐거움과 따뜻한 마음을 함께 담아낸다.

김구 탄생 150주년, 독립의 역사가 오늘의 문화가 되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지난 2022년 3월 문을 연 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와 활동,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전해오고 있는 공간이다. 상하이와 충칭 등 낯선 타지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대한민국의 시작을 되돌아볼 수 있다.

올해는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은 해다. 무력이 아닌 문화의 힘으로 평화와 인류 번영을 꿈꿨던 김구 선생의 철학은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문화의 바탕과 맞닿아 있다. 독립을 위해 애쓴 선열들의 노력이 오늘의 문화 강국 대한민국으로 이어졌음을 기념관에서 되새긴다.

한국사를 소설로 쓰는 문예창작 전공 유학생의 진솔한 시선
이란에서 온 유학생 셰쿠파는 한국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며 한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써 내려간다. 올해 초 ‘백범일지’를 읽은 뒤 일제강점기와 3·1운동 등 한국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한국사가 지닌 힘을 자신만의 언어와 감정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분식집 쫄면과 김밥을 즐기는 평범한 청춘의 일상 속에서도 셰쿠파는 타국의 역사를 진지하게 바라본다. 국적과 언어는 다르지만 한 사람의 삶과 이야기로 한국사를 새롭게 해석하는 그의 시선은 세계로 이어지는 한국 문화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능이 닭곰탕 한 그릇, 40년 세월을 끓여낸 가족의 정성
미근동 골목 끝에 위치한 맛집에는 25세부터 40년 넘게 닭곰탕을 끓여온 어머니와 가족의 오랜 세월이 담긴 식당이 있다. 어머니의 뚝심 있는 손맛에 자녀와 사위가 하나둘 힘을 보태며, 가족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가게를 든든하게 지켜오고 있다.

대표 메뉴인 능이 닭곰탕은 매일 새벽 4시부터 닭뼈와 닭발을 푹 고아 진한 육수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20가지 약재를 달인 물과 채수를 더하고 토종닭을 사용해 깊고 든든한 맛을 완성한다. 손님들의 몸과 마음을 채워주는 한 그릇에는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가족의 정성이 담겨 있다.

한옥 카페, 독립운동가 가족의 눈물과 헌신을 기억하는
서대문형무소에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시절, 가족들은 주변에 머물며 옥바라지를 했다. 사라져가는 그 역사적 흔적을 지키기 위해 한 남매는 낡은 한옥을 직접 보수해 카페를 열었고,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편안한 공간에서 과거를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카페에서는 쌍화차에서 영감을 받은 ‘쌍포카토’를 선보인다. 직접 달인 대추진액을 아이스크림에 부어 먹는 이색 디저트로, 전통의 맛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메뉴다. 달콤한 쉼 속에서 역사와 사람의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남매의 마음이 옥바라지 한옥 카페에 고스란히 머문다.

변화가 빠른 도시에서도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지켜내는 서대문구 이웃들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신촌 거리에서 꿈을 향해 춤추는 청춘, 오래된 미용실의 기억을 음식으로 잇는 요리사, 독립의 역사를 지키는 공간, 가족의 정성을 끓여내는 식당과 한옥 카페까지 다채로운 삶의 풍경이 따뜻한 울림을 전한다.
이만기와 함께 서대문구 곳곳을 걸으며 역사 위에 새롭게 꽃피는 문화의 오늘과 내일을 만나는 시간이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384회 '역사, 문화가 되다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편은 2026년 8월 29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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