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가 구축한 기묘하고 정교한 ‘귀신 세계관’이 안방극장의 웃음 과녁을 제대로 명중시켰다.
먼저 작품 세계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치는 망자의 ‘발’에 있다. 변호사 신이랑(유연석)을 찾아오는 망자들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 등장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망자의 불안정한 상태를 시각화한 것. 하지만 신이랑이 망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알아내 정체를 밝혀주는 순간, 망자는 잊었던 생전의 기억과 감정을 회복하며 비로소 땅을 딛게 된다.
제작진은 이를 ‘기억의 무게’라고 설명했다. 망자가 짊어졌던 삶의 무게가 복원되는 찰나를 포착한 이 연출은 망자의 서사에 깊이 이입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또한, 사무실 벽면에 숨겨진 ‘개별 부적’은 각 망자와의 상호작용을 암시하며, 향후 어떤 사연을 가진 귀신 의뢰인이 신이랑을 찾아올지 궁금증을 더한다.
신이랑의 ‘빙의’가 무작위가 아닌 철저한 규칙 아래 움직인다는 점은 또 다른 재미 요소다. 망자의 욕망이 극대화됐을 때, 즉 희열을 자극하거나 싫어하는 사람 혹은 분노를 일으키는 걸 접하게 되면 빙의가 되는데, 신이랑의 ‘빨간 볼’이 그 시작을 알린다.
그때 음악적 장치가 사용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첫 의뢰인 이강풍(허성태)은 조직폭력배였던 시절 보스가 때릴 때마다 틀었다는 엄정화의 ‘페스티벌’을 듣고 화가 치밀었는데, 노래의 경쾌한 분위기 덕분에 ‘조폭 변호사’ 신이랑의 액션이 더욱 통쾌하게 살아났다. 두번째 연습생 의뢰인 김수아(오예주)는 신이랑의 매형 윤봉수(전석호)의 휴대폰에서 울리는 음악을 듣고 빙의했는데, 덕분에 유연석이 피땀(?) 흘려 연습한 ‘아이돌 변호사’의 귀여운 안무를 화제의 명장면으로 남겼다.
이처럼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신들린 변호사’라는 파격적 소재를 법정물과 결합하면서도, 설정 하나하나에 논리와 서사를 부여해 신선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유연석의 변화무쌍한 연기력을 뒷받침하는 이러한 세계관의 디테일은 금요일, 토요일 밤 본방사수를 부르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망자들의 사연만큼이나 그들이 세상에 남긴 흔적이나 기억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고민했다. 오는 27일 방송되는 5회부터 신이랑이 이러한 규칙들을 역으로 이용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브레인 변호사’의 활약이 더 부각된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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