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날이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끝내 잡지 못했다. 리그 최하위 울버햄튼 원정에서 집중력을 잃은 대가로 값비싼 승점 2점을 허공에 날렸다.
아스날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2-2로 비겼다. 세 점이 거의 확실시되던 분위기에서 흐름을 놓치며 타이틀 레이스에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시작은 완벽했다. 전반 5분, 10번 역할을 맡아 중앙에 배치된 부카요 사카가 디클런 라이스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15경기 만의 골이었다. 사카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드리블로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아스날은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했다. 울버햄튼은 전반 내내 유효 슈팅 한 개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추가 시간 5분이 표시될 때까지 홈팀의 슈팅 시도는 안드레의 미약한 중거리 한 방이 전부였을 정도로 일방적인 전반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아스날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후반 11분, 피에로 인카피에가 가브리엘의 수비 라인 분쇄 패스를 받아 자신 있게 강슛을 때려 넣었다. VAR 검토 끝에 골이 인정되며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뒤 클럽 첫 리그 골을 기록했다. 2-0,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듯 보였다.
그러나 이 순간이 함정이었다.
쐐기골 직후 아스날은 서서히 공격의 날을 거뒀다. 후반 16분, 울버햄튼의 우고 부에노가 페널티 박스 가장자리에서 왼발 감아차기로 환상적인 득점을 터뜨리며 2-1로 추격,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몰리뉴의 홈팬들이 들끓기 시작했고, 아스날은 골 추가보다 리드 관리에 집중하는 소극적인 운영으로 전환했다.
상황은 계속 아스날에게 불리하게 흘렀다. 선제골의 주인공 사카가 부상 여파로 교체 아웃되며 공격의 예리함이 한층 무뎌졌다. 결국 추가 시간 4분, 결정적인 실수가 터졌다. 골키퍼 다비드 라야와 가브리엘이 크로스 처리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고, 이 틈에 리카르도 칼라피오리의 자책골(일부 기록에서는 에도지의 득점으로 기록) 형태로 볼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데뷔전을 치른 19세 공격수 톰 에도지가 혼전 속에 낮고 강렬하게 마무리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후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냉정한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다. 후반전에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플레이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비길 자격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비판적이어야 한다. 어려운 순간에 우리가 얼마나 이것을 원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일어서야(Stand up) 한다”고 강조했다.
사카도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라커룸 분위기가 매우 침울하다. 후반전 우리의 플레이 방식에 크게 실망했다. 지금 당장 문제를 고쳐야 한다. 우리 팀에는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충분한 퀄리티가 있다. 다시 우리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번 무승부는 단순한 승점 2점 손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맨체스터 시티의 토요일 경기를 앞두고 격차를 벌릴 절호의 기회를 날렸고, 이번 주말 예정된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팀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몰리뉴에서 반복된 후반 집중력 저하는 아스날의 고질적인 타이틀 레이스 불안 요소로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울버햄튼 입장에서는 올 시즌 몇 안 되는 값진 순간이었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년 시즌 챔피언십 강등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