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의 극장가에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이 쏘아 올린 작지만 강렬한 붉은 물결이 번지고 있다. <내 이름은> 의 언론시사회와 무대인사에 나선 감독과 배우들의 옷깃에 달린 붉은 동백꽃 배지와 단체로 착용했던 동백꽃 손수건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개봉 당일 시민 165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이재명 대통령 부부 중, 김혜경 여사의 옷깃에도 이 배지가 반짝여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물론 이 예쁜 붉은 꽃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나 흔한 영화 홍보용 소품이 아니다. 7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침묵 속에 갇혀 있던 제주4·3의 희생자들을 기억하자는 아주 찡하고 묵직한 의미를 담고 있다.
1992년 강요배 화백의 그림 「동백꽃 지다」에서 시작된 이 상징은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RM이 해당 산문집을 추천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다시금 조명을 받았다.
팬들의 화답도 남달랐다. BTS 팬클럽 아미는 4·3 추념일에 직접 만든 동백꽃 핀버튼을 기증하며 선한 영향력을 뽐냈다.
스크린 안은 노란 물결, 스크린 밖은 붉은 연대
영화 <내 이름은>은 1948년 제주의 아픔과 1998년 교실 속 학교 폭력을 교차시키며 우리 주변의 상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 속 제주에는 학살의 흔적 위로 생명력 넘치는 노란 보리밭이 펼쳐진다. 이 노란 물결은 자연스레 세월호 참사의 노란 리본을 연상시키며 관객의 마음을 조용히 다독인다.
텀블벅 후원으로 영화 엔딩 크레딧을 꽉 채운 1만여 명의 이름처럼,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가슴에 동백을 달고 각자의 자리에서 ‘
제작위원회'를 자처하는 중이다.
극장을 나서는 순간 시작되는 ‘이름 찾기’

영화의 여운을 안고 극장 문을 나선다면, 작은 동백꽃 배지 하나를 가슴, 가방에 달아보는 것은 어떨까.
촌스러운 이름이 콤플렉스였던 18세 소년 영옥과 아픈 비밀을 78년이나 가슴에 묻어둬야 했던 어머니 정순의 삶을 통해 불합리한 폭력 앞에 웅크렸던 이들의 이름을 우리가 온전히 불러준다면, 동백이 시들지 않는 한 그들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한편 대통령부터 학생까지 전 세대의 심장을 울리며 대한민국 극장가에 찬란한 동백꽃을 피우고 있는 영화 <내 이름은>은 전국 극장에서 가슴 벅찬 감동과 함께 절찬 상영 중이다.
정윤지 기자 yj0240@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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