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영화 ‘검은 사제들’의 속편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영화 ‘검은 수녀들’의 제작보고회가 16일(오늘) 오전,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권혁재 감독과 주연배우인 송혜교, 전여빈, 이진욱, 문우진이 참석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아 송혜교의 캐릭터 변신이 캐스팅 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Q. 송혜교는 ‘더 글로리’ 이후 이 작품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
송혜교: ‘더 글로리’로 큰 사랑을 받아서 아무래도 부담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더 글로리’를 통해서 장르물 연기가 재밌어져서 시나리오를 볼 때 장르물 쪽으로 많이 본 것 같고,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게 ‘검은 수녀들’이다. 이 작품을 연기하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유니아’ 수녀로 인사드리게 됐다.
Q. 전여빈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
전여빈: 설레는 연기로 보답하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검은 수녀들’의 미카엘라로서 관객분들께 설레는 마음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내 열정을 담아 연기했다.
이진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기도 했고, 기회가 되면 어떤 방식으로라도 이 작품에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하는 배우들도 너무 좋고 행복했다.
Q. 문우진은 이 작품에 캐스팅되고 나서 어땠나
문우진: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 선배님을 많이 떠올렸다. 나도 그렇게 연기를 잘하고 싶고, 부담감이 컸다. 중학생의 희준이가 악령이 들린 연기를 했을 때 중학생 답지 않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준비를 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새해에 ‘검은 수녀들’이 관객을 찾아가는데
Q. 송혜교가 맡은 ‘유니아’ 수녀는
송혜교: 저돌적이고,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수녀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도 하고 말도 거칠지만, 굳건하게 목적을 위해 나아가는 역할이다.

Q. 전여빈이 연기한 ‘미카엘라’는 풋풋함이 느껴지기도
전여빈: 미카엘라는 일단 정신 의학과 의사이자 바오로 신부님의 제자이기도 하다. 구마를 부정하지만 내면의 갈등이 있다. 유니아의 부탁을 받고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호기심에 사로잡히면서 한 소년을 구하기 위해 떠나게 된다.
Q. ‘미카엘라’를 연기하기 위해 한 노력은
전여빈: 에너지의 발산이나 눈빛이나 온몸의 떨림 등의 텐션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노력했다. 가장 힘이 되었던 건 혜교 선배님의 눈빛이었다.
Q. 송혜교는 전여빈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전여빈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어땠나
송혜교: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꼭 만나보고 싶었다. 나와 친한 배우분들이 여빈 씨와 친하다. 그래서 얘기도 많이 들었다. 좋은 얘기 많이 들었는데 현장에서 연기하다 보니 들었던 것보다 더 좋더라. 여빈 씨가 현장에서 내가 힘이 되었다고 하지만,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나의 구세주다. ‘미카엘라’가 없으면 ‘유니아’는 뭐든 혼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Q. 전여빈은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소감
전여빈: 어렸을 때부터 선망하던 여신님이었다. 꼭 닮고 싶고 뵙고 싶었던 선배님이었다. 선배님의 연기를 너무 감명 깊게 본 시청자이자 배우 후배로서 시상식 때 인사 드리려고 기다린 적도 있었다. 이번에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Q. 이진욱이 맡은 캐릭터는
이진욱: 구마를 부정하고, 치료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사를 맡았다. 의술 또한 신이 주신 것이기에, 의술로 치료해 보고 그게 되지 않는다면 여러 회의를 통해 구마를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신부다.
Q. 열정이 가득한 배우와 함께한 소감은
권혁재 감독: 말씀드렸듯 너무 마음속에 꿈만 꿨던 배우분들이고, 팬이기도 했다. 분위기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되게 부드러운 배려를 서로 하시면서 이끌어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함께 하는 스태프분들도 어려운 장면이 많았지만 행복하게 찍었다.

Q. ‘구마’ 장면이 아무래도 중요했을 터. 준비하는데도 배우들의 노력이 컸을 것 같다
송혜교: 기도문 대사 암기가 어려웠다. 기도문을 외우면서 악령과 싸우는 감정이 드러나야 했다. 감정, 대사 모두 놓치면 안 됐다. 촬영 전 날까지 자다가 눈 뜨자마자 읊어보고 양치하면서도 읊고, 샤워하면서도 읊고, 설거지하다가도 읊었다. 계속 되뇐 것 같다. 감정이 격해지고 악령과 싸우다 보니 촬영하면서 몸이 경직이 되는 순간도 있었다. 늘 연기가 어려운데, 이번 작품 역시 어려웠고 정말 큰 도전이었던 거 같다.
Q. 문우진은 라틴어 대사가 정말 많았다고
문우진: 라틴어 선생님이랑 같이 딕션도 맞춰보고, 대사를 뇌리에 박히도록 계속 읊었다.
# 질의응답
Q. 감정을 쓰는 씬이 많아 경직되는 순간도 있었다고. 구마 의식 말고도 힘든 장면이 있었다면
송혜교: 아무래도 구마가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에 그 감정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부터 밟아가는 감정들을 한 계단 한 계단 잘 올라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다. 아무래도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구마 장면이 그래도 가장 힘들었다.
Q. 전여빈은 ‘하얼빈’ 개봉도 앞두고 있다. 연달아 차기작이 개봉하는 소감
전여빈: 개봉을 앞두고 두 영화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두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넘어서서, 내 앞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그리고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금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들이 대한 이야기다. 2024년을 마무리하는 연말과 2025년을 향해 도약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영화인 거 같다. 내 안에도 조금 기쁜 마음과 에너지를 함께 나누고 싶은 열정을 담아 홍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Q. 전작 ‘검은 사제들’과의 차별점
권혁재 감독: 일단 원칙적으로 수녀분들이 구마 의식에 참여하는 게 금지되어 있다. 금지된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신선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선택되거나 허락된 자들이 아닌, 금지된 자들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걸 극복하는 과정을 이번에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재미의 포인트다. 두 수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 성격들이 끝까지 한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돌진해 나가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보통 구마 의식에서 펼쳐지는 모습과 더해져 의외의 장면이 많이 나오기에 영화를 보시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Q. 현장에서 귀신을 보거나 이상 징후를 경험한 적은 없는지
송혜교: 대박 징조는 모르겠지만, 꿈을 자주 꿨다. 악몽을 많이 꾼 것 같다.
Q. ‘검은 사제들’의 스핀 오프가 나올 경우엔 세계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 작품을 촬영하며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게 있다면
권혁재 감독: 장재현 감독님과는 친분이 원래 있었다. 부담이 있었지만, 이 작품에 참여한 이유는 ‘검은 사제들’의 제작사인 ‘영화사 집’의 대표님과 신뢰가 두터웠다. 그래서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술술 읽혔고 여운이 대단해서 얼얼했다.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됐지만, 여기 계신 훌륭한 배우분들과 최고의 스태프분들이 굉장히 많은 조언과 아이디어, 에너지를 함께 만들었기에 ‘검은 수녀들’의 색을 뽐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재현 감독님은 항상 응원을 해주셨고, 나 역시 누가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세계관은 ‘12형상’의 유니아 수녀의 언급으로 연결 고리가 되는 거 같고, 다른 것들도 많이 고심했다. 다른 세계관은 개봉 후 확인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웃음).
송혜교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은 물론 전여빈과 뽐낼 케미스트리, 그리고 오컬트의 정수를 보여줄 것 같은 미장센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 ‘검은 수녀들’은 2025년 1월 24일 개봉 예정.
글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사진 김치윤 기자 cyk78@bnt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