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똑소리 나는 구잘

임재호 기자
2022-07-13 16:11:09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을 보고 흔히 ‘똑소리’가 난다는 표현을 쓴다. 정말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와서 유학을 시작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구잘. 그는 여간 똑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학업도 성실히 수행하고 한국에서의 생활도 슬기롭게 이어 나간 그는, 한국에 너무나 잘 맞는다고 생각해 귀화를 결심해 2012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작은 얼굴에 꽉 들어찬 이목구비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미모에 버금가는 지적인 매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계속해서 놀라게 만드는 구잘, 그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만나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

“너무 좋았다. 사실 조금 긴장했다. 모델도 아니고 사진도 요즘 많이 안 찍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콘셉트도 잘 맞고 분위기도 좋아서 잘한 것 같다”

Q. 근황은

“특별한 근황은 없는데 방송도 가끔 하고 행사도 한다. 코로나 때문에 출국을 잘 못했는데 얼마 전에 우즈베키스탄 다녀왔다. 원래 해외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그동안 너무 아쉬웠다. 방송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려고 생각 중이다(웃음). 앞으로 잘해보려고 한다”

Q.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KBS2 ‘미녀들의 수다’ 출신으로 굉장히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방송인 중 한 명인데

“어릴 땐 내가 방송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나는 대학교를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겠다는 목표로 공부만 했는데 방송하다 보니 재밌고 특별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진짜 그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한 것 같다. 방학 때 ‘미수다’에 출연하게 됐다. 그리고 개강을 했는데 모든 학생이 날 다 알더라. 그게 너무 신기하고 웃겼다(웃음)”

Q. ‘미수다’ 출연 계기

“한국에서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는데 미용사분이 ‘미수다’에 나가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어떻게 나가냐고 하니까 홈페이지에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다. 근데 일주일 뒤에 작가님한테 연락이 와서 KBS에 와서 면접을 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면접을 보고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Q. 한국에 산 지 꽤 됐다. 이제 귀화까지 했는데. 한국의 좋은 점과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왔다. 처음엔 어학당에서 한국말부터 배웠다. 중앙아시아에 고려인이 많이 산다. 아는 고려인 언니가 있었는데 예전에 한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다시 가고 싶다고 나보고 같이 가겠느냐고 제안하더라. 그래서 같이 오게 됐다. 근데 그 언니가 한국에 남자친구가 있어서 결혼을 해버렸다(웃음). 난 한국에 온 김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음식, 문화 다 잘 맞아서 귀화를 결심하게 됐다. 그냥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느 나라를 가도 장단점이 다 있다. 한국에 살다 보니 사람들이 정도 많고 너무 좋더라. 그리고 치안도 굉장히 좋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편의점이 24시간 영업, 은행 업무도 빠르고 모든 게 간편하고 이런 나라가 어딨겠나 싶더라. 한국에 있다가 우즈베키스탄만 가면 답답했다(웃음). 한국에 적응되니까 다른 나라에 못 살겠더라. 이런 부분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의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Q. 요즘 하고 있는 방송이나 했던 방송 중 재밌는 게 있다면

“다양한 걸 많이 했는데 방송이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온종일 녹화하는 경우도 많고, 내가 영화도 찍었는데 연기가 정말 어렵더라. 체력이 진짜 중요한 직업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건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때다. 확실히 에너지가 정말 대단하더라. 여기서 내가 한 마디라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Q. 유튜브 채널도 운영 중이다. 약 1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진행하는 콘텐츠를 소개한다면

“내가 여태까지 콘텐츠를 정말 많이 바꾸고 다양하게 했다. 처음엔 구 소련 국가 이야기의 문화, 역사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여행 콘텐츠를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하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제한적인 게 많더라. 그래서 외국인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외국인들이랑 놀면서 한국 얘기 많이 하고 인터뷰하는 콘텐츠를 한다. 이제 코로나가 끝나가니 외국에 나가는 콘텐츠를 해보려고 한다”

Q. 구잘 TV에서 기억에 남는 유튜브 콘텐츠가 있나

“진짜 많은 시도를 했는데 아버지랑 우즈베키스탄 시장에서 찍은 영상이 있다. 아버지가 영상에 나와야 하는지 안 나와야 하는지 판단이 안 섰다. 그래서 아빠랑 고기를 먹는 중에 영상에 나오면 안 될 것 같다 생각해서 아빠한테 ‘나가라’고 말했는데 그 장면이 영상에 나왔다. 그래서 댓글로 욕 많이 먹었다(웃음)’

Q. 한국에 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내가 결혼한다는 뉴스가 잘못 났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연락이 엄청나게 와 있더라. 친구들이 ‘너 애 있어?’, ‘결혼했어?’ 이런 연락이 와 있었다. 알고 보니 예능에 우즈베키스탄의 여성분이 나왔는데 어떤 기자 분이 나로 착각해서 기사를 내버렸다. 그래서 그런 연락이 온 것이다. 아직도 내겐 트라우마다”

Q.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문화 차이는

“선후배, 그리고 나이를 따지는 게 어려웠다. 빠른 년생 이런 거 우즈베키스탄에선 없어서 이해조차 안 됐다. 년도가 똑같으면 무조건 동갑이다. 지금은 생일 음력인지 양력인지 물어본다(웃음). 그리고 대학생 때 선배들한테 깍듯하게 해야 한다는 문화가 살짝 불편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그런 게 없어서 처음엔 적응이 안 됐다. 이제는 동생들이 나보고 누나라고 안 하면 짜증 나더라(웃음)”

Q. 우즈베키스탄이 생각날 때는 없는지

“내가 사실 우즈베키스탄에 19년, 한국에 18년 살았다. 그래서 반반씩 살았다. 성인 이후에 한국에만 살아서 이제 한국에 훨씬 잘 맞는다. 가족들 보고 싶을 때 말곤 없다”


Q. 친하게 지내는 방송인이나 연예인은 누가 있는지

“난 연예인보다 비연예인 친구들이 많다”

Q. 한국 미의 기준으로 봐도 굉장한 미인이다. 예쁘다는 칭찬들이 처음에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대학생 때 나는 내가 예쁘단 생각을 안 했다. 고려대학교를 나왔는데 남학생들은 내게 말을 잘 안 걸더라. 생각해보면 그땐 외국인들이 지금보다 훨씬 없었을 때라 내가 낯설었던 것 같다. 근데 ‘미수다’ 출연 이후 조금 인기가 많아지긴 했다(웃음)”

Q. 취미 생활로는 어떤 걸 하는지

“최근에 골프를 시작했다. 근데 사실 내 취미는 여행이다. 난 역사와 유적지를 좋아한다. 원래 꿈이 고고학자였다. 난 산이나 바다보다 무조건 유적지가 좋다. 그리고 유튜브도 정치나 역사 관련 영상만 본다”

Q. 앞으로 방송인 구잘로서 어떤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싶나

“그동안 매일 예쁜 이미지만 했다. 근데 이제 그걸 깨고 말을 정말 재밌게 잘한다고 느끼게 하고 싶다. 상식도 많고 말을 재밌게 잘하는 콘셉트로 가고 싶다(웃음)”

Q. 외모 관리 방법이 있다면

“주름 관리를 열심히 한다. 물기 있는 얼굴에 호호바 오일 같은 걸 바로 바른다. 그럼 주름이 덜 생기는 느낌이다”

Q.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여태까지 응원해줘서 정말 고맙다. 방송을 쉰 적도 있었는데 꾸준히 응원해줘 감사하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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