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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첫 공식 입장…“고의 팀킬? 단 한 번도 없다”

서정민 기자
2026-04-07 07: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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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선수 (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강원도청)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황대헌은 6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왜곡된 이야기가 반복·확산되는 상황을 보게 됐다”며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에서 황대헌은 ▲2019년 진천선수촌 임효준(현 린샤오쥔) 사건 ▲박지원과의 충돌 ‘팀킬’ 의혹 ▲인터뷰 태도 논란 등 세 가지 쟁점에 대해 상세히 해명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대목은 2019년 6월 진천선수촌에서 발생한 임효준과의 사건이다. 황대헌은 “임효준이 갑자기 달려와 제 바지와 속옷을 잡아내렸다. 당시 주변에는 여자 선수와 미성년 선수도 있었고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로 많이 벗겨졌다”며 “수치스럽고 당황스러웠는데 임효준은 춤을 추며 놀렸고 이후 훈련에서도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형사 재판으로 이어졌고 임효준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으나 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이 됐다.

황대헌은 사과 과정에서의 불신도 털어놨다. 그는 “임효준이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사과했지만 내 말이 끝나자마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확인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사과가 진심으로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에서 처벌 의사를 묻길래 답변하지 않았는데 이 사건이 어떻게 형사사건으로 넘어갔는지 잘 모르겠다”며 “나중엔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황대헌은 “이렇게까지 될 일이 아니었는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며 “직접 만나 오해를 풀고 선수로서 좋은 모습으로 경쟁하길 바란다”고 여지를 남겼다.

202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불거진 박지원과의 ‘팀킬’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황대헌은 1500m 충돌에 대해 “코너에서 안쪽 공간이 열릴 것이라 판단해 스피드를 올려 파고들었는데 공간이 충분치 않아 결국 부딪혔고 페널티를 받았다”며 “추월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판단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경기 후 락커룸에서 한 번, 이후 방에 찾아가서 한 번 더 사과했고 박지원은 알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1000m 충돌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박지원이 바깥 라인을 크게 사용하며 추월하는 과정에서 둘 사이 공간이 좁아졌고 박지원의 팔이 먼저 내 상체에 접촉했다”며 “내가 먼저 접촉한 것이 아니어서 판정에 아쉬움이 있었고 별도로 사과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의 충돌이 반복된 배경으로는 경기 스타일 차이를 꼽았다. “박지원은 코스 마킹과 라인 활용 능력이 뛰어난 안정적인 운영형 선수고, 나는 스피드와 파워를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추월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라며 “장점이 극명하게 달라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충돌이 잦았다”고 말했다.

고의성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황대헌은 “단 한 번도 고의로 누군가를 방해하거나 해칠 생각으로 경기한 적이 없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접촉이나 충돌 없이 타는 것은 쇼트트랙의 특성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박지원과 직접 만나 사과하고 화해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밀라노 동계올림픽 1500m 은메달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불거진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당시 금메달리스트 옌스 판스바우트(네덜란드)가 황대헌의 전략을 벤치마킹했다고 밝히자 기자가 같은 질문을 세 차례 반복했고, 황대헌은 미묘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내려 논란이 됐다.

황대헌은 “나름의 답변을 드렸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질문이 계속 반복되면서 순간적으로 많이 당황했다”며 “기분이 상해서라기보다는 당황한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표정과 행동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은 제 부족함”이라고 사과했다.

황대헌은 입장문 말미에서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승부욕이 앞서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동료 선수들에게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절대 아니다”라며 “경기력뿐 아니라 태도에서도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속사 라이언앳은 “황대헌은 현재 심리적·신체적으로 지쳐있어 이번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는다”며 “향후 국내 대회 출전은 컨디션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또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선처 없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황대헌은 지난 2월 막을 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1500m 은메달과 5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3개 대회 연속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