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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2부제 도입했더니… 절감 효과 지적

서정민 기자
2026-04-02 0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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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2부제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에너지 수급 위기를 이유로 공공기관 차량 운행을 대폭 제한하는 긴급 조치에 나섰지만, 절감 효과가 국내 하루 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일 자정을 기해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오는 8일 0시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를 기존 5부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홀수일에는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하는 방식이다.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시도교육청, 국공립 초중고 등 약 1만1000개 기관, 130만 대가 적용 대상이다.

민간 차량에 대해서는 강제 운행 제한 대신 전국 약 3만 개 공영주차장에 5부제를 적용하는 간접 규제 방식을 택했다. 요일별로 특정 번호 끝자리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월요일에는 끝자리 1번·6번 차량의 공영주차장 이용이 금지된다. 경차·하이브리드 차량도 포함된다.

제도 이탈을 막기 위한 ‘삼진아웃제’도 도입된다. 1회 위반 시 구두 경고, 2회 위반 시 기관장 보고 및 주차장 출입 제한, 3회 위반 시 징계 조치다. 운영 미흡 기관은 언론에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작 절감 효과에 대한 의문이 크다. 정부는 2부제 시행으로 월 1만70008만7000배럴, 공영주차장 5부제로 월 50002만7000배럴의 석유 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두 조치를 합산해도 월 최대 11만4000배럴 수준이다.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이 약 282만 배럴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치 절감량이 하루 소비량의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차량이 민간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 우려도 나온다. 주차 장소만 바뀔 뿐 실제 운행량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기차를 운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두고는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국내 전력 생산에서 석탄·LNG 등 화석연료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현실에서 전기차도 간접적으로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구조임에도 예외로 인정된다는 비판이다. 예외 차량 비율은 전체의 약 25%에 달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영주차장 제외 범위가 지자체 재량으로 과도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통시장·관광지 인근, 환승주차장 등은 지자체장 판단으로 5부제 적용에서 빠질 수 있어, 실제 적용 범위가 더 좁아질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중동 석유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UAE로부터 약속받은 약 2400만 배럴의 원유 반입을 진행 중이며, 이달부터 두 달간 정부 비축유를 기업에 대여하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일 기준 리터당 1909.7원으로 전날 대비 14.8원 올랐으며, 경유는 15.4원 오른 1901.6원을 기록했다.

민간 차량 운행 제한 확대 여부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될 경우 상업시설 야간 조명 제한, 공공기관 및 대형 건물 냉난방 온도 규제 등 추가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