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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박왕열, 9년만 한국 송환…인천공항 도착[종합]

서정민 기자
2026-03-25 0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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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검거되는 박왕열 모습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교도소에서 ‘황제 수감’ 생활을 누리며 옥중 마약 유통까지 벌인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닉네임 전세계)이 25일 새벽 한국으로 전격 송환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정부가 송환에 나선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임시 인도를 요청한 지 불과 3주 만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 새벽 필리핀에 수감 중인 마약왕 ‘전세계’를 국내로 송환했다”며 “해외에 숨어있는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송환은 한국과 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근거한 임시 인도 방식으로 이뤄졌다. 필리핀 내 재판 또는 형 집행을 중단하고, 한국의 형사 절차 진행을 위해 범죄인을 임시로 넘기는 제도다.

박왕열의 범죄 이력은 2011년 1조 원대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인 ‘IDS홀딩스’ 모집책 활동으로 시작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도주한 그는 2016년 10월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권총으로 직접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피해자들을 카지노에 공동 투자하도록 유인한 뒤 갈등이 생기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37일 만에 체포된 그는 이후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탈옥을 감행했으나 각각 재검거됐고, 결국 현지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수감 중에도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텔레그램 활동명 ‘전세계’로 활동하며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했고, 이 마약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책으로 불리던 ‘바티칸 킹덤’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안에서 애인을 불러 호화 생활을 누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 사법 시스템을 조롱한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수차례의 외교·사법적 노력에도 9년 넘게 송환이 막혀 있던 상황은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필리핀 국빈 방문 당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직접 임시 인도를 요청하면서 급속도로 진전됐다. 이후 법무부·외교부·국가정보원·검찰청·경찰청이 필리핀 당국과의 협의를 속전속결로 마무리했다.

강 대변인은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외교적인 노력이 더해져 결실을 보게 됐다”고 평가하며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고 약속했다.

법무부와 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박왕열의 신병을 인계받는 즉시 사법처리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 규명과 범죄 수익 환수에도 즉각 돌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