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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칼바람…메타 20% 감원설에 해고 도미노

서정민 기자
2026-03-27 07: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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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도입 가속화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그 여파가 신규 취업시장까지 덮치며 고용 한파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메타(Meta)는 최근 가상현실(VR) 기기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리얼리티랩스 직원 700여 명을 해고했다. 올해 1월 1000명 이상을 내보낸 지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여기에 소셜미디어(SNS) 팀과 해외 영업·채용 부서까지 감원 대상에 포함됐다. 

로이터 통신은 메타 최고 경영진이 전체 직원(약 7만9000명)의 최대 20%를 감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실현된다면 2022~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단행한 2만1000명 해고 이후 최대 규모가 된다. 메타 측은 “추측성 보도”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감원의 핵심 배경은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이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로만 최대 1350억 달러(약 200조원)를 예고한 상태다. 엔비디아·AMD·구글 등과 잇달아 AI 칩 구매·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반면, 수년간 100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메타버스 사업에서는 발을 빼는 추세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과거라면 큰 팀이 수행했어야 할 프로젝트가 이제는 매우 뛰어난 한 명에 의해 수행되는 것을 보기 시작했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타는 직원들을 내보내는 동시에 경영진 6명에게는 2031년까지 시가총액 목표 달성 시 최대 9억21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파격적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빅테크 감원 도미노는 메타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올해 1월 전체 인력의 약 10%인 1만6000개 일자리를 줄이겠다고 공식화했고, 결제회사 블록(Block)도 AI 도구 활용 확대를 이유로 전체 1만 명 중 4000명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6000명 이상을 내보내며 사상 최대 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감원의 주요 타깃은 공통적으로 40~50대 중간 관리자 직책이다. 

국내에서도 KT가 희망퇴직으로 2800명을 내보낸 데 이어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파격적인 위로금을 내걸고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판교 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업계 전반에 “결국 올 게 왔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직격탄은 고학력·고임금 ‘화이트칼라’ 일자리에도 날아들고 있다.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최근 대졸자 노동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22~27세 대졸자 실업률은 5.6%로 전체 성인 평균(4.2%)을 크게 웃돌며 팬데믹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취업 보증 수표’로 불리던 컴퓨터공학(7.8%)·컴퓨터과학(7.0%) 등 이공계 전공마저 고용 둔화 조짐을 보이며 충격을 더하고 있다. 최근 대졸자의 42%는 학위가 필요 없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과소고용 상태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12월 졸업한 한 구직자는 두 달간 약 200곳에 지원해 면접을 단 4곳에서만 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