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를 차에 태우고 대형마트를 찾은 한 남성이 ‘임신한 아내를 태웠지만 결국 주차를 못했다’란 글을 올렸다. 이에 몇몇 누리꾼들은 사연에 분노하면서도 ‘여성’ 우선 구역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30대 남성 운전자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겪은 사연을 올렸다. 이 내용은 해당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그 모녀는 “여성 전용 주차 구역인데, 남성 운전자가 이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먼저 도착한 이용자가 우선이니 비켜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평소에는 일반 주차 구역을 이용하는데, 그날은 주말이라 주차 공간이 꽉 찼고 아내와 아이가 타고 있기도 해서 여성 전용 구역에 주차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여성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뻔뻔하게 일행의 자리를 맡아두는 게 과연 옳은 행동이냐”면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일부 네티즌은 “여성 전용 주차장이 꼭 필요하냐”는 실효성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여성 우선 주차장’은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 서울시가 추진한 ‘여성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 UN 공공행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성주차장 설치 위치는 다음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사각이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주차부스)과 근접해 접근성 및 이동성, 안전성이 확보되는 장소 ▲폐쇄회로(CC)TV 감시가 용이하고 통행이 빈번한 위치 ▲차량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이나 승강기에서 장애인 주차구획 다음으로 근접한 곳 등이다.
서울시는 여성주차장을 만듦으로써 여성 대상 강력 범죄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성 일부도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며 비판에 나서고 있다.
주차에 서툰 여성을 배려하고, 여성을 범죄에서 보호하며, 임신부 및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운전자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게 목적이었지만 제도 시행 후 10여년이 흐른 지금, 여성주차장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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