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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션 세계에 들어선 스포티즘

2022-03-02 10:35:00
뜻밖의 여정 속에서 조우한 스포티즘.

[박찬 기자] 최근 패션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뉴스는 단연 구찌(Gucci)의 밀라노 컬렉션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전개한 신년 런웨이에는 우아한 셀럽들이 함께 등장했다. 그중 대표적 인물은 바로 리한나(Rihanna). 얼마 전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깜짝 임신 소식을 전한 그는 배를 드러낸 채 존재감을 알렸고, 그렇게 캣워크는 종식되어가는듯했다.
그러던 찰나, 쇼의 돌입과 함께 예상치 못한 변주가 시작되었다. 쇼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무성하게 소문으로만 나돌던 아디다스(Adidas)와의 협업이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미켈레는 아디다스의 트레포일과 3 스트라이프 패턴을 컬렉션 쇼피스에 다채롭게 적용했다.
하이패션 브랜드 하우스가 늘 그랬듯 스니커즈&트레이닝 팬츠처럼 ‘겉으로만’ 덧댄 것이 아니라 슈트나 드레스, 여러 액세서리에 접목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하이 패션과 스포츠 웨어 시장 속에서 각각 상징적인 두 브랜드가 만났다는 것 또한 중요한 의의였다. 그동안 몇몇 브랜드에서 아디다스와 협업해왔지만, 공식 하이 패션 컬렉션 무대에서 이를 보여준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티파니앤코(Tiffany & Co.)가 출시한 에메랄드빛 농구공도 화제를 모았다.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과 함께 NBA 올스타 위크를 기념한 한정판 농구공을 선보인 것. ‘티파니 블루’ 컬러가 돋보이는 농구공에는 브랜드와 다니엘 아샴 스튜디오 로고가 깊게 새겨져 영롱함을 더했다.

또 다른 하이패션 브랜드 디올(Dior)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가장 실용적인 얼굴을 찾아낸 모습.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는 현대적이고도 여성적인 에너지를 통해 1960년대 스포티즘을 재현했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첫 스케이터, 루시엔 클라크(Lucien Clarke)는 ‘어 뷰 스니커(A View Sneaker)’를 공개했다. 측면에 자신의 손글씨로 들어간 브랜드 시그니처 프린트가 포인트로, 스니커의 상단 부분에는 총 세 가지 소재가 활용되어 스포티한 요소를 한껏 강조한 제품.

그렇다면 최근 들어 하이패션과 스포티즘의 조합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새로운 소비자층에 등극한 MZ세대의 성향과 가치관에 있다. 이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이른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에 귀 기울인다.
옷과 신발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구매하는 물건 하나하나가 평소 철학과 성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것. 옷을 살 때 더이상 화려한 것이 다가 아니라, 자신에게 실용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지 되묻는 이들이다.

그 속에서 콧대 높던 하이패션 하우스가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아이템, 스포티즘에 입각하는 건 자연한 이치. 이에 다양한 패션 브랜드는 지속가능성한 발전, 친환경 자연, 교육과 계몽 등 범세계적 캠페인을 전개해나가며 본인들의 존재감을 새겨낸 것.
안 그래도 복잡한 이 세상 속에서 굳이 불편하기만 한 옷을 입어가며 허세를 부리는 건 더는 불필요하다. 새로운 소비층, 새로운 시대적 관념 덕에 하이패션은 위화감을 벗고 그 어느 때보다 일상의 멋을 갖추게 되었다. 이제는 고고하고 위압적인 ‘유구함’이 아닌 사회적 가치, 실용적 태도에 깊게 들어서야 할 때다. (사진출처: 보그 US 공식 홈페이지, Tiffany & Co, Lucien Clarke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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