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수줍은 완벽주의자, 모델&사업가 도유리

김도윤 기자
2022-11-25 15:31:57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한마디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끊임 없이 배우고 탐색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런 시도와 노력이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어른의 무게를 실감하곤 한다.
 
MZ세대에게 ‘나’는 특별하다. 개인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이들은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때문인지 집단보다는 개인을, 유행보다는 사회적 가치나 메시지를 더 중시하며 자신이 원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신만의 견고한 세계관을 정립하는 MZ세대의 성향은 직업에 대한 인식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직업은 단순히 생계유지를 위한 돈벌이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자아실현의 발판이자 취미 활동이며, 자신의 재능에 대한 보상을 받는 수익 창출의 창구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에 취업을 했더라도 퇴근 후 부업이나 취미활동을 하는 N잡족이 늘고 있고, 본업과 무관한 새로운 일을 하는 ‘부캐’로 활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레이싱 모델 겸 사업가 도유리 역시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역량을 백분 발휘하고 있는 MZ세대 중 한 명이다.
 
자신의 본업은 레이싱 모델이라고 소개하는 도유리는 현재 의류 쇼핑몰과 모델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모델 겸 사업가다. 일본에서 패션을 전공하며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모델 활동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레이싱 모델까지 인연이 이어졌다고 한다.
 
옷이 좋아서 패션을 배웠고, 패션쇼를 준비하다 모델이 됐다는 도유리. 그에게 모델 활동은 ‘향수’와 같은 그리움이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 취업한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 국내에서 다시 모델 일을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카리스마 넘치는 레이싱 모델로 경기장을 누비며, 다른 한 편에서는 자신의 취향이 담긴 옷을 팔고, 후배 모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에이전트로 활약하며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스스로를 ‘극 I형(내향형) 집순이’라고 소개하는 도유리는 매일 시간을 쪼개 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수줍음이 많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길 좋아하지만, 일에서만큼은 완벽을 추구한다는 레이싱 모델! ‘만능 N잡러’ 도유리를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A: 이전에 같이 작업한 작가님과 우연히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합이 잘 맞아서 그런지 마음에 드는 사진이 너무 많아서 셀렉하기 곤란했다. 촬영을 준비해 주신 스태프분들부터 작가님, 헤어·메이크업 실장님까지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도와 주셔서 예쁜 화보가 나온 것 같다.  
 
Q.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한다면?
 
A: 레이싱 모델 도유리이다. 20살에 일본에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모델 일을 시작했고, 2020년 미스 맥심 콘테스트에서 3위를 수상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레이싱 모델로 일하며 미스 맥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올해 여성 의류 쇼핑몰 레이비(lavy)와 모델 에이전시 ‘루나에이(LUNA-A)’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Q. 레이싱 모델 동시에 사업가로 일하고 있다. 여러가지 일 병행하면서 힘든 점은?
 
A: 당연히 쉽지는 않다. 레이싱 경기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다. 그 외에는 주로 행사가 많다. 행사에 서는 모델 일만 하다가, 직접 모델을 고용하고 관리하는 에이전시 일을 겸하고 보니 머리가 아플 때도 종종 있다. (웃음)
 
Q.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면?
 
A: 남는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 같다. 모델 스케줄에 맞춰 다니면서 에이전시 업무와 의류 쇼핑몰 업무를 틈틈이 해결한다. 촬영도 자주 있는 편인데, 사는 곳이 서울과 멀어서 이동 시간이 꽤 걸린다. 그럴 때 의류 시장 시세나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을 찾아서 본다.

동대문 같은 의류시장에 가서 직접 발품을 팔고 싶지만 역부족이라 이동 중 휴대폰으로 검색할 때가 많다. 짬날 때 관리하는 의류 쇼핑몰이라 아직 많이 부족하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믿고 싶다.
 
Q. 바쁜 와중에도 의류 쇼핑몰을 운영, 옷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쇼핑몰 레이비(lavy)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A: 사실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왔는데 패션 전공을 했었다. 그때는 (나도) 정말 유니크하게 입고 다녔었다. 예를 들면 머리에 큰 리본을 하고 빨간 스타킹을 신고 다녀도 부끄럽지 않았다.(웃음) 지금도 특이한 옷들을 좋아한다. 이런 나의 유니크한 패션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의류 쇼핑몰을 만들게 됐다.

레이비는 그냥 정말 평소에 제가 입는 옷! 그 자체를 보여 드리려고 만든 것이다. 그래서 제품 업데이트도 제멋대로고, 스타일도 러블리했다가, 섹시했다가, 펑크로 갔다가, 레트로로 갔다가 한다. 아마 앞으로도 제멋대로일거다. 사장 마음이다.(웃음)
 


Q. 레이싱 모델로 활약이 대단한데,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처음 모델 일을 한 건 20살 때다. 일본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할 때 작품 의상을 만들어 입고 매달 패션쇼를 하곤 했다. 옷을 만드는 것도 좋았지만 내 옷의 모델로 서는 기분이 짜릿했다. 그러던 중 학교선배로부터 모델을 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아는 모델 에이전시를 소개받았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는데, 모델 일이 점점 잘 되면서 취업했던 패션 회사도 퇴사하고 전업 모델로 전향하게 되었다.
 
Q. 패션 모델로 시작해 레이싱 모델로 전향이 이색적이다. 국내에서 레이싱 모델로 활동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한국에서 레이싱 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약 4년 전부터다. 일본에서 모델로 약 3년 정도 활동하다가 한국왔다. 일본계 기업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가 2018년 무렵부터 모델 활동을 재개했다. 아무래도 모델 일에 대한 향수가 강했던 것 같다. 본업은 레이싱 모델이지만 지금도 행사장, 의류 피팅, 일반 모델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현장 행사도 좋지만 스튜디오 촬영 스케줄도 자주 있다.
 
Q. 첫인상이 굉장히 강렬하다. 직업 자체도 화려하고 외향적인 분야인데, 실제 성격은?
 
A: MBTI로 설명하자면 ‘극 I 성향’이다. 낯을 좀 가린다고 해야 하나. 쉽게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는 편이다. 말도 잘 못 놓는다. 그런데 한 번 진짜로 친해지면 개그 욕심 작렬하는 엄청난 수다쟁이로 변신한다.

또 밖에서 일을 할 때는 열심히 텐션을 올리지만 집에 있을 땐 사람들과 연락도 잘 안하고 보통은 누워서 지낸다. 일을 제외하면 밖에서 사람들을 잘 안 만난다. 이불 밖은 무서워? 집에서 귀여운 인형들이랑 같이 지내는 게 더 행복하다. 귀여운걸 엄청 좋아한다. 실제로 인형이 집에 엄청 많다.
 
Q. 일할 때는 어떤 캐릭터인가?
 
A: 일은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평소에는 귀차니즘이 심한데 일 하나는 완벽하게 한다.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도 싫고, 나를 믿고 맡겨 주신 일인데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것 같다.
 
Q. 보여지는 직업인만큼 체형관리도 열심일 것 같다. 자신만의 특별한 관리 비결이 있다면?
 
A: 운동을 너무 싫어해서 운동은 따로 안 한다. 그 대신 웬만하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닌다. 또 중요한 촬영이나 행사를 앞두고 있을 땐 평소보다 좀 덜 먹으려고 하고, 과식한 날은 가급적 산책을 한다. 보통 비수기에는 1일2식을 하고, 일이 많은 성수기에는 1일1식을 하는 편이다.
 


Q. 스케줄이 없는 날은 무얼하며 보내나?
 
A: 진짜 쉴 때는 하루종일 핸드폰만 보면서 누워 지낸다.(웃음) 그러다 겨우 일어나면 집안일을 하고 다시 눕는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완전 풀 충전된다. 그게 아닌 날은 집을 정리정돈하며 보낸다. 남의 집에 놀러가도 집정리를 해줄 정도다.
 
Q. 취미나 특기가 있다면?
 
A: 취미는 독서. 추리소설을 특히 좋아한다. 그리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인형의 옷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액세사리를 만들기도 한다. 한 때는 홈베이킹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특기는 언어다. 일본어를 제일 잘하고 영어, 중국어도 조금 할 줄 안다. 요즘은 바빠서 못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밌어서 관심이 많다.
 
Q. 레이싱 모델 겸 사업가다. 이 밖에도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A: 현재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 컴퓨터로 서류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아서 짬짬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한다. 로얄스트리머라는 플랫폼을 통해 제 굿즈도 판매하고 제 소식도 자주 전할 계획이다.
 
Q. 최종 목표는?
 
A: 모델 도유리의 이미지는 쎄다. 걸크러시 느낌이라고 하시는데, 저에겐 귀여움도 있고 섹시함도 있고 청순함도 있다고 생각한다. 본업인 레이싱 모델로서 경기장에 없으면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싶고, 일반 모델로서의 영역도 넓혀가며 다양한 이미지를 시도해 보고 싶다.

올해 시작한 의류 쇼핑몰이나 모델 에이전시 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라 부족함이 많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성장에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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