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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월의 신부’ 윤소이 “나쁜 기사 나오지 않도록 모범부부로 살겠다”

2017-03-21 18:04:46

[우지안 기자] 데뷔작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연기로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 윤소이.

선 굵은 캐릭터를 맡으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그는 스스로 화려한 배우는 아니라 했지만 극에 등장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조용하고 차분히, 대중에게 희로애락을 선물했던 그는 오는 5월 누구보다 행복한 신부가 될 준비를 마쳤다.

10대부터 시작했던 연기는 20대를 거쳐 30대가 되면서 더욱 깊어졌고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인생을 연기하고 싶다는 그. 털털하고 소박했던 윤소이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Q. 오늘 화보 촬영 어땠나요?

사실 bnt와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너무 만족스러운 현장이었고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해요.

Q. 5월의 신부가 되잖아요. 축하드려요. 남자친구와의 러브 스토리가 궁금해요. 원래는 한 달만 만나볼 생각이었다고.

원래 친구였어요. 친구로 지내던 애가 어는 날 제가 여자로 보인다고 말하더라고요. 대학에서는 선후배 사이였는데 그때는 안 친했다가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친해지게 됐어요. 처음에는 저보다 1살 오빠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친구였어요. 친구로 지내면서 자주 보게 되고 서로 작품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하다보니 분야는 다소 다르더라도 공감대가 통하더라고요. 그렇게 몇 년간 남사친으로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그런 말을 듣게 되니 저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거죠(웃음). 그러다 사이가 발전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저는 사실 저희 쪽 관련된 분야에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어요. 너무 많이 알고 있으니까 부딪히는 부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사실 남자친구도 분야는 다르지만 이쪽 계열이니까 저랑은 안 맞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반대로 너무 많이 아니까 이해의 폭이 넓더라고요. 그런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자라온 가정환경이 서로 비슷해서 그런지 건드릴 부분과 아닌 부분을 본능적으로 잘 알더라고요. 또 ‘나를 굶기지는 않겠구나’ 라는 믿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아마 남자친구는 그냥 교제만 할 생각이었을 텐데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졸랐던 케이스 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여배우다 보니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저를 배려한다는 생각에 바로 결혼 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요.

Q.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았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아무렇지도 않아요(웃음). 원래 저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없었어요. 그냥 파트너십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너는 너 나는 나’ 라는 개념을 자꾸 되새겨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얘기도 많이 하고요. 남자친구나 저나 상대방의 소유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식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생각이 동일하기 때문에 결혼을 해도 같이 생활하고 일을 하는 거에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집도 굉장히 현실적인 인테리어와 동선으로 꾸몄어요. 결혼식도 원래는 안하고 싶었는데 남자친구가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고 해서 하게 된 거예요. 하우스 웨딩으로 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절차가 더 복잡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로망은 없이 현실적으로 남들 하는 식으로 하게 됐어요.

Q. 서로 의견이 잘 맞아서 싸울 일도 별로 없었겠어요.

작년 연말쯤 집을 구했는데 그 때 인테리어에 대한 의견이 안 맞는 거예요. 남자친구는 제 의견을 존중 해주느라 자기 의견을 표현 하지 않았고 저는 눈치 보느랴 제가 원하는 의견을 말을 못했었죠. 그래서 우유부단하게 정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공사일은 점점 다가오니 싸우게 된 거죠. 1년에 한두 번 싸우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친구였으니까 제가 시비를 많이 걸었어요. 이 사람의 본성을 보려고요(웃음). 여자들은 괜히 싸움 걸고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데 그냥은 절대 화를 안 내더라고요. ‘나랑은 생각이 다를 수 있구나,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미안해’ 라고 하는 편이에요. 남자친구는 짜증 내거나 화내는 것도 습관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웃으면서 살자는 주의죠. 그래서 제가 늘 뭐라고 하는데 항상 제가 지는 느낌이에요. 어차피 질 거 아니까 요즘엔 저도 안 건드려요(웃음).

Q. 예능 ‘하숙집 딸들’에서 똑순이 넷째로 예능감을 보여줬어요. 출연진들과 첫 만남은 어땠어요?

다해랑은 ‘아이리스 2’ 촬영하면서 친해졌어요. 다른 출연진들은 거의 초면이었어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예능은 제 본업이 아니니까 사람이 힘들었다기보다는 환경이 부담스럽더라고요. 아무래도 연기하는 것과는 호흡이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따라가기가 어려웠죠.

Q. 연기하는 것과는 다른 예능, 어땠나요?

카메라를 꺼놓고 있는 순간이 없어요. 대본도 없고요. 집 안에 있는 30대의 카메라가 계속 돌아가는 거예요. 예전에 ‘썸남썸녀’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해봤었는데 그때랑은 또 달랐어요. 예능은 드라마랑 다르게 바로 반응이 있으니까 그런 점은 흥미롭더라고요. 장단점은 반드시 있는데 사실은 배우가 예능에서 너무 많이 개인적인 것들을 소진하기 시작하면 시청자로 하여금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 캐릭터로 몰입되는 과정이 쉽지 만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들 때문에 예능을 하는 배우들의 고민이 많은데 그거 말고는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이다해씨와 함께 출연한 ‘인생술집’에서 술을 못해 커피우유를 싸 들고 가셨더라고요.

소소한 술자리는 좋아해요. 술을 못해서 그런지 30대가 되니까 잘 안 불러 주더라고요(웃음). 종이컵 가득 맥주를 먹는다고 치면 구토를 7-8번은 해요. 아예 분해 효소가 없는 것 같아요. 한 두모금은 할 수 있는데 다음 날 촬영에 지장도 생기고 그래서 고통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우유도 마시고 탄산 음료도 마시면서 분위기에 취해요(웃음).

Q. 영화 ‘여고동창’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고.

아직 감독님 미팅은 못해봤는데 대본을 받았을 때 재밌는 ‘품행제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술집 마담인데 화려하지 만은 않은 캐릭터를 맡게 될 것 같아요.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 함께 출연해서 친한 남규리, 신소율씨도 함께 하게 될 것 같고 한채영 언니도 출연할 것 같아요.

Q. 그동안 선 굵은 캐릭터들을 맡아왔잖아요.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아마 첫 작품의 영향일 것 같아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찍었던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출연했어요. 선배님들께서 그 당시에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어렵다고 그러셨거든요. 30대 중반이 된 지금은 그 말이 이해가 돼요. 인생이랑 똑같은 것 같아요. 10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재밌잖아요. 에너지랑 열정이 넘치거든요. 배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20대는 호기심이 많고 뭘 해도 다 될 것 같고 그러잖아요. 뭔가 포부가 있고. 30대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호기심보다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작용하더라고요. 인생 그대로 표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어려워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얼마 전에 하루 종일 미드 ‘더블 타겟’을 봤어요.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가 나오는데 현실적이지 않은데 자신의 신의 하나만 가지고 하염없이 기다리더라고요. 남들이 보면 비현실적이고 미련한 캐릭터일 수 있는데 그런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예전에는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을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비현실적이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함께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전 작품에서 김해숙 선배님이 엄마로 나오셨어요. 어렸을 때는 선생님들이나 선배님과 호흡을 맞출 때면 불편하다는 생각이 훨씬 많았어요. 어려우니까요. 30대가 되고 난 후 김해숙 선배님과 작품을 함께 하면서 선배님의 소통법이 너무 좋았어요. 먼저 농담도 건네시고 연기에 대한 조언도 해주셨거든요. 사실 김수현 작가님 작품이라서 그런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 스스로 안 해봤던 연기를 하고 배우고 깨져가는 과정이 너무 좋고 재밌었어요. 그래서 또 하게 된다면 선생님들과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찾게 되더라고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요?

사실은 첫 작품이 가장 호되게 힘들고, 무섭고, 혼나서 힘들었지만 ‘그래, 그런거야’는 작가 선생님의 필력에 감탄했고 글이 하나하나 와 닿는 말이 많았어요. 인생에서 배워야 되는 말들, 책으로 읽어도 기가 막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무 좋았어요. 매 회마다 마음에 꽂히는 대사들이 있었거든요. 제 인생에서 많이 배운 작품인 것 같아요.

Q. 한결같은 몸매를 유지 중인데 몸매 관리 비결이 뭔가요?

저도 살이 쪄요. 뼈대가 다 굵어서 조금만 쪄도 덩치가 커지는 편이죠. 고기를 많이 먹으면 찌더라고요. 적정 몸무게 이상으로 찌면 하루에 한 끼만 먹어요. 간헐적 다이어트 방법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운동은 예전에는 정말 많이 했는데 나이 들면서는 스트레칭만 하고 있어요. 또 평상시에 배에 힘을 주고 말을 해서 그런지 배는 좀 딱딱한 편이에요(웃음). 술도 못하니까 근육도 잘생기고 기초 대사량도 높은 것 같고요.

Q. SNS에 ‘그래, 그런거야’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인증샷이 있더라고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또 누가 있나요?

엄기준 오빠랑 되게 친해요. 정말 오빠 같아요. 요즘에는 노홍철 오빠가 서점을 해서 자주 가고 있는데 전 그곳이 너무 좋았어요. 책으로 소통을 하는 공간이라고 할까요. 또 홍철 오빠가 인격적으로 너무 훌륭한 사람이더라고요. 제가 예능에서 보고 색안경을 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주변 지인들 데리고 자주 가고 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간인데 매일 가면 민폐가 될까 봐 자제하면서 가고 있어요(웃음).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데 수제 간식도 만들고 사료의 원료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게끔 만들고 있어요. 산책도 시키고요. 반려견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요. 요즘엔 드레스도 알아봐야 하고 아무것도 준비 안 하고 있다가 이제 발등에 불 떨어진 거죠(웃음).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보시기에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윤소이로 보는 게 아닌 작품에 묻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가십거리나 이슈거리에 오르지 않고 캐릭터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흘러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출연하는 작품들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많은 분들이 결혼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어요. 축하함에 부흥할 수 있도록 나쁜 기사 나오지 않도록 모범이 되는 부부로 알콩달콩 살겠습니다.

기획 진행: 우지안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리플레인, 해일, 스타일난다
슈즈: 모노톡시
아이웨어: 림락, 더뉴선글라스
시계: 베카앤벨
헤어: 쌤시크 김진선 부원장
메이크업: 쌤시크 정선미 원장
장소: Sotano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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