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기자] ‘뼛속까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개그우먼 김영희. 그간 자신의 보금자리였던 ‘개그콘서트’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둥지 tvN 예능 ‘코미디빅리그’로 옮기면서 다시 한 번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진짜사나이 여군특집4’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개그에 대한 목표와 그동안의 악플, 자신의 한계, 후배들의 대한 애정 등을 말로써 풀어내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수많은 논란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기도 하지만 기자가 만난 그는 속은 깊고, 강한 인상이지만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여자였다.
Q. 화보 촬영 소감.
평소 bnt화보를 잘 챙겨보는 편인데 선배들이나 다른 연예인들 봐도 너무 잘 나왔더라. bnt와 화보 촬영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엄청 고맙고 정말 즐겁게 촬영했다.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꽃을 들고 촬영했던 컨셉이 가장 마음에 들더라. 솔직히 내가 감당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의상도 굉장히 밝았고 분위기도 좋아서 편하게 촬영했다. 약간 여자 이동휘 같은 느낌(?)이었다.
Q. 최근 근황.
요새 tvN 예능 ‘코미디빅리그’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7주차 계속 정적이라 힘들다(웃음). 내 캐릭터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해서 계속 바뀌고 있는데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아줌마 캐릭터에 정형화되어 있는 내가 아무래도 ‘코미디빅리그’라는 무대에 있다는 것이 아직 관객분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원래 적응을 잘 하는 편인데 여기서는 아직도 적응 중인가보다.
Q. KBS 예능 ‘개그콘서트’에서 tvN 예능 ‘코미디빅리그’로 간 이유가 있다면.
최근에 코빅팀, 웃찾사팀, 개콘팀이 모여서 ‘드립걸즈’라는 공연을 기획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 전체적으로 모여서 회의를 하고 각자 팀이 타임 때 공연을 하는 것이었는데 다른 팀은 굉장히 자유롭게 회의를 하는 반면 개콘팀은 규칙적으로 시간을 맞춰서 기승전결 구조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Q. ‘개그콘서트’ 후배들에 대한 미안했던 마음들, 그리고 ‘코미디빅리그’로 옮긴 결정적 계기.
‘개콘’에 있을 때 후배들과 함께 새로운 코너를 많이 계획했었다. 그런데 통과는 되지 않고 몇 번의 실패를 겪으니 내 역량이 부족한 것을 깨닫게 되더라. 정말 미안했다. 후배들에게 캐릭터를 만들어서 띄워주고 싶은데 내가 웃겨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후배들을 케어하지 못하는 거라면 고여 있지 말고 내가 나가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Q. tvN 예능 ‘코미디빅리그’로 갈 때 후배들 반응은 어땠는지.
후배들은 가지 말라며 말리더라. 후배들이 나에게 잔다르크라고 별명을 지어줬는데 방향감이 없어서 그렇지 앞에 나서서 지휘하는 타입이다. 그런 선배가 나가게 되니 후배들 입장에서는 빈자리가 컸나보다.
Q. 개그우먼 김영희, 무서운 선배 중 한명이라고 들었다.
그건 진짜 오해다.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뭔가 웃기려고 무리수를 던지다보니 도리어 화가 되어서 그랬던 것이다. 그때 후배가 정말 큰 실수를 한 것인데 방송에서는 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선배들보다 오히려 후배들과 친하다.
Q. KBS 예능 ‘개그콘서트’와 tvN 예능 ‘코미디빅리그’, 차이점이 있다면.
장소만 다를 뿐 개그와 개그맨들의 차이점은 없다. 다만 객석 차이가 좀 나는 편이더라. ‘개그콘서트’는 1000석 정도에 무대와 관객석이 좀 떨어져 있고 ‘코미디빅리그’는 500석 정도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늘 차 마시고 함께 식사를 했던 후배들을 가깝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Q. MBC 예능 ‘진짜사나이 여군특집4’ 섭외.
그때 나는 마음을 비우고 미팅에 나갔는데 피디님이 내 구설수에 대해 모르시더라. 당시 나에게 어떤 점이 힘들 것 같냐는 질문에 화생방이나 몸이 힘든 것보다 나는 악플에 가장 힘들 것 같다고 답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도 그 자리에서 많은 설명을 했다. 그래도 섭외가 돼서 기분은 좋더라. 연예인이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에 정말 기뻤다(웃음).
Q.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4’ 멤버들, 방송 이후 더욱 돈독해졌다고.
모든 기수가 그런 것 같다.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짧은 기간에 무슨 전우애가 생긴다고 생각했는데 생기더라. 같이 씻고 더러운 것 다보니 생길 수밖에 없더라(웃음). 그리고 저녁에 잘 때 카메라가 꺼지면 김성은, 공현주, 이채영이 내 관물대 쪽으로 와서 밤마다 인생 이야기를 하다가 자곤 했다. 매일 밤 몸이 힘들만도 한데 말이다. 방송 이후에도 자주 만나는데 아이돌은 바빠서 안 되고 늘 네 명이서 모인다.
Q. 겉보기와 다르게 의외였던 멤버는.
나나(Nana)다. 멤버들은 얼굴이 예뻐서 손해인 스타일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얼굴이 너무 예뻐서 까칠하고 도도하고 차가워 보일 것 같은 친구가 과연 군생활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방송 1회 때 보면 너무 예쁘게 쳐다봐서 혼이 났는데 여자가 봐도 예쁘니깐 친해지기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털털하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겨준다. 예뻐서 털털해 보이지 않은 것뿐이지 너무 맑고 순수하더라. 그리고 엄마에게도 잘하는 효녀다. 어린데 심지가 굳은 친구다.
Q. 위장사건 이후로 다시 한 번 김영희의 개그본능을 일깨워줬다.
나는 정말 진지했다. 눈이 오는 중 전쟁터에 뛰어든 상황이 주어져서 위장을 한 것이다. 눈이 와서 전부 하얗다고 가정 했을 때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을 텐데 그럼 입모양이라도 부각되어야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멀리서 판단할 수 있게 인지가 되도록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를 본 교관님 마이크에서 코웃음 소리가 나니깐 나도 웃기더라. 다른 교육생들에게 들어보니깐 단 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던 교관이라고 하시더라.
Q. MBC 예능 ‘진짜사나이 여군특집4’를 통해 느꼈던 것들.
내가 낯을 가리는 편이 아닌데 그 사건 이후로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었다. 사실 예능을 출연해도 동료들이 색안경을 쓰고 볼까봐 두려웠다. ‘진짜사나이’도 마찬가지였다. 멤버들이 편견을 가지고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무섭더라. 하지만 다 털어놓은 이후로 오히려 따뜻한 동료애를 느끼게 됐다.
Q. ‘진짜사나이 여군특집4’는 김영희에게 어떤 프로그램인가.
위장사건 이후로 악플의 30%를 선플로 바꿔준 프로그램이었다. 현장에서 제작진과 접촉은 할 수 없었지만 선과 후가 따뜻한 방송이었다. 섭외했던 과정부터 제작진, 감독님 모두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런데 시청률이 많이 나오지 않았던 부분에 있어서 한편으로 죄송하더라.

Q. JTBC 예능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 허경환, 오나미 커플의 가상2세가 김영희 씨를 닮았다고 언급했는데.
닮긴 닮았더라(웃음). 내가 오나미 선배랑 닮진 않았는데 허경환 선배랑 코 부분이 닮았다. 일단 코가 길면 니콜라스 케이지, 레이디 가가, 김영희 이 쪽 라인인데 가상2세 아이를 보니 약간 어린 레이디 가가 느낌이 나더라.
Q. 이상형.
배우 윤제문 씨가 내 이상형이다. 중후한 이미지를 선호하는데 나쁜 남자 스타일을 내가 좋아하긴 한다. 그런데 방송 데뷔 이후 한 번도 연애는 못해봤다. 데뷔하기 전 6명 만났는데 전부 연하였고 여리여리한 이미지였다.
Q. 개그맨 임우일 씨에 대한 사랑은 이제 끝났는가.
내가 언제까지 그 오빠를 기다려야 하나. 이젠 모르겠다. 4년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차일 때마다 오열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바로 “예”하고 대답을 했지만 지금은 생각을 해볼 것 같다.
Q. 고마웠던 선배, 친한 동료가 있다면.
일단 친한 동료는 박소라, 박은영, 허안나, 이수지, 김나희, 조수현, 이혜림, 정지민, 이희경, 홍나영 그리고 독일로 떠난 김혜선이 있고 고마운 선배는 박영진, 김기열 선배다. 이 선배들은 나를 자만하지 않게 잘 잡아줬다. 사람이 인기를 갑자기 얻게 되면 주제넘은 태도를 보일 수도 있게 되기 마련인데 박영진, 김기열 선배 덕분에 많이 자제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분은 지금 tvN 국장님이신 김석현 감독님, ‘개그콘서트’에서 나를 만들어 놓으신 분이다. 이 분들 덕분에 개그도 하면서 많이 늘었고 내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끔 된 것 같다.
Q.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개그는.
아줌마 개그를 계속 하고 싶다. 아줌마란 존재는 엄청난 매력이 있는 캐릭터기 때문에 ‘개그콘서트’에서 계속 보여드렸듯이 ‘코미디빅리그’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게 설령 노숙해 보일지언정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개그를 하고 싶다.
Q. 앞으로 목표.
개그우먼들만 구성된 공연을 기획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코미디빅리그’와 ‘드립걸즈’를 통해 느낀 것은 장소가 중요하지 않더라. 내가 개그를 하고 싶단 마음과 생각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김갑수 선생님이 다시 연극으로 돌아온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밑에 고여 있는 열정 가득한 후배들이 많더라. 그런 후배들을 위해 공연을 하고 싶고 김미화 선배님이나 박미선 선배님 등 대 선배님들을 따로 초청해 토크 콘서트를 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 어차피 나는 대중들에게 웃음을 드릴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웃기고 싶다(웃음).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레미떼, 톰앤래빗, 그리디어스
슈즈: 로버스, 지니킴
헤어: 작은차이 성익 실장
메이크업: 작은차이 정민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